[취재현장] 개성공단 첫 철수 기업 등장

입력 2009.06.09 (23:30)

<앵커 멘트>

결국 개성공단에서 철수하는 업체가 나왔습니다.
한계상황에 몰린 개성공단의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모레 열릴 개성공단 남북실무회담이 이래저래 중요하게 됐습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황진우 기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어려움을 많이 호소해 왔었는데 결국 한 업체가 철수하기로 했군요 철수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답변>

네, 이 회사는 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모피를 만들어서 파는 의류회사인데요,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수주량이 크게 감소했고 또, 직원들과 그 가족들이 신변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거듭 호소해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회사 대표의 말부터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용구 (첫 개성공단 철수업체 사장) : " 지난번에도 이틀 동안 통행차단 됐을 때 울고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가족 분들은 지금 언제나 매일매일 하루종일 걱정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2007년부터 100여 명의 북한 근로자들을 고용해 의류제품을 생산해 왔지만 올 들어 주문의뢰가 평소의 20% 수준밖에 안 될 정도로 남북 관계 경색에 따른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부지에 공장을 지은 다른 회사와 달리 아파트형 공장에 월세 입주하는 등 초기 투자 비용이 적어서 비교적 쉽게 철수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비슷한 상황에 있는 다른 기업들도 철수를 검토할 수 있겠군요?

<답변>

네, 이 기업이 철수를 결정한 2가지 요인, 수주량 감소와 신변 불안은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요인입니다.

수십억 원을 투자해 땅에다 공장을 직접 지은 규모가 있는 기업의 경우 철수 결정이 쉽지는 않지만,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한 기업들은 철수에 따른 손실액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래서 경색 국면이 심화되면 철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거죠. 이미 여러 업체들이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입주기업 관계자의 말입니다.

<인터뷰> 이임동 (개성공단 입주기업협의회) : " 남북관계 악화가 지속되면 남북 당국이 나가지 말라고 해도 기업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겁니다."

이런 상황 속에 북한이 토지사용료와 임금을 과다하게 요구할 경우 규모가 큰 업체들까지 포함해 아예 개성 공단 가동 자체가 중단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질문>

상황이 최악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듯한데요,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답변>

네, 정부는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이라는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적지 않게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입니다.

일단 주재원의 신변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공장 철수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모레 남북당국 간 실무회담에서 이를 본격 거론할 방침입니다.

70여일 째 억류중인 현대아산 유씨 문제 해결을 비롯해 우리 근로자의 신변안전 보장제도 마련, 그리고 기존 계약의 준수를 북측에 강하게 요구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아울러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도 이미 착수해 유사시 입주기업들의 피해를 보상해 주는 경협보험의 보장 한도를 최근 50억에서 70억원으로 늘리는 조치 등을 취했습니다.

<질문>

일단은 모레 열리는 남북 간 대화가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전망됩니까?

<답변>

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일단 모레 열리는 남북 당국 간 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평소와 다른 북한의 태도가 직간접적으로 감지되고 있어서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는 건데요, 실제 북한은 오늘 지난 4월 1차 회담 때와 달리 대표단 명단을 보내오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일부는 여전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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