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공사 수주 실적 수십배 부풀려

입력 2009.06.24 (22:01)

<앵커 멘트>

한 유명 건설사가 공사 수주실적을 수십배씩 부풀려왔습니다.

이 업체는 조작한 실적으로 수백억원짜리 정부 공사를 연달아 따냈습니다.

김원장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주택 건설사업을 주로 하는 한 유명 건설삽니다.

회계법인을 통해 제출한 지난해 공사 실적은 4322억 원, 지난 2007년은 4397억 원입니다.

이 같은 공사 실적을 토대로 지난해 건설사 도급순위 56위에 올랐습니다.

이 회사 실적에 올라가 있는 공사 현장에 가봤습니다.

서울 모진동 200번지. 1028억 원의 아파트 신축공사를 따내 지난해에만 5백억 원 이상의 공사를 진행했다는 곳이지만 공사 흔적조차 없습니다.

금천구 독산동에서도 1330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토목공사를 하고 있다고 신고했지만 사실과 전혀 달랐습니다.

<인터뷰> 금천구청 직원 : "(이런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까?) 독산동에는 주상복합이 현재 없는데 하고 있는 게..."

신고된 대부분의 실적이 현장조차 없는 유령 공사들입니다.

<녹취>건설 전 대표 : "전부 다 아파트 공사는 계약한 사실이 없고, 계약한 사실이 없으니까 착공한 사실도 없습니다."

없는 실적을 조작한 것입니다.

실제 이 건설사가 국세청에 신고한 매출액은 지난 2006년에 45억 원, 2007년엔 27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렇게 부풀려 제출한 실적을 담당 회계 법인은 확인조차 하지 않고 모두 적정하다며 묵인해줬습니다.

<녹취>전 경리부장 : "(회계법인에)의사타진을 해서 내용이 이런데 해줄 수 있겠나 그냥 눈감고 도장 좀 찍어주라 그렇게 하는 거예요."

회계법인의 엉터리 검증을 마친 실적서류는 대한건설협회로 신고돼 도급순위 56위의 업체로 등록됐습니다.

연매출 수십억 원 - 4,5군 수준의 건설사가 연매출 수천억 원의 1군 건설사로 둔갑한 것입니다.

해당 건설사 측은 이에 대해 일부 직원들이 주도해 실적을 조작한 것이며 이를 이용해 공사를 수주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건설 임원 : "실적을 부풀려서 입찰에 들어갔거나 수주를 했다면 저희가 사기가 되겠죠 입찰에 들어간 적도 수주를 한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부풀린 실적을 이용해 조달청이 발주한 360억 규모의 근로복지공단 연수원 공사를 공동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코레일이 투자한 1800억 원 규모의 노량진 민자역사 신축 사업도 수주했습니다.

<인터뷰>노량진 민자역사 주식회사 이사 : "어쨌든 매출이 4천6백억 원의 1군 업체니까 해낼 수 있지 않겠느냐..(만약 이렇게 도급액이 부풀려졌다는 것을 아셨다면?) 안 했죠. 극구 반대했겠죠."

공사 실적과 도급순위는 모든 건설공사 입찰에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공사 실적 조작을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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