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살곳을 잃어 버린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도심 아파트에 둥지를 틀었는데요.
임재성 기자가 담았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숲 사이로 '황조롱이'의 기운찬 비행이 시작됩니다.
창공을 가르던 '황조롱이'가 갑자기 몸을 움츠리더니,
맹금류의 야성을 드러냅니다.
이 황조롱이의 보금자리는 아파트 베란다!
아직 나는 법을 배우지 못한 막내가 애타게 어미를 찾고,
곁을 지키던 어미가 먹이를 나르기 시작하자, 형제들도 덩달아 먹이를 찾아 몰려듭니다.
<인터뷰> 김옥희(아파트 주민) : "골고루 나눠먹이고, 사랑스럽게 하는 것을 보면 나도 자식을 기르지만 새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황조롱이의 모성애에 감동을 받은 집 주인은 지난 4월부터 아파트 한 쪽 공간을 기꺼이 내줬습니다.
또 다른 아파트!
황조롱이 부부가 베란다 빈 화분에 알을 품고, 알을 깨고 나온 새끼들이 성장해 자연으로 돌아가길 3년 째 반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백옥자(아파트 주민) : "크니까 떠나는구나. 아쉽고 내년에 또 오려나 생각을 하는 게 굉장히 기다려져요."
환경 파괴와 난 개발 등으로 서식지를 잃은 황조롱이들이 사람과 함께 살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수경(교원대 황새 복원센터 연구원) : "가능하면 그런 개활지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겠고, 개활지에 제초제 등 농약살포를 줄여서....."
도심으로 날아든 야생 황조롱이가 늘고 있지만 전체 개체수는 해마다 줄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