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빙자’ 270억 부동산 사기 적발

입력 2009.06.30 (20:33)

<앵커 멘트>

대형 국책 사업을 빌미삼아, 개발이 불가능한 지역 등에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이른바 '기획 부동산' 사기가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730여 명에 이르는 등 경찰 수사 사상 최대 규모의 기획부동산 사건이 적발됐습니다.

이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충북 충주시의 외곽지역에 위치한 야산입니다.

지난 2007년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알려지면서, 외지의 전문 부동산 업자들이 몰려왔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한 백년 후면 아파트 3천세대가 들어설런지는 몰라도. (마을 사람들은 여기에 안들어 설 것을 뻔히 알고 계셨던거에요? 그러면?) 안 들어서지. 여기 허허벌판도 그대로 있는데..."

이처럼 대운하와 기업 도시 등 각종 개발 호재를 내세워 임야를 헐값에 사들인 뒤 곧 개발된다며 속여 판 이른바 '기획 부동산 사기'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충북 충주시 일대 65만 제곱미터를 3.3제곱미터당 2만 원대에 사들인 뒤, 최고 33만 원까지 부풀려 되팔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이 끌어들인 투자금은 270억 원에 이르고, 피해자도 730여 명이나 됩니다.

경찰이 적발한 기획부동산 사건 중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인터뷰> 이규성(광수대) : "몇 년 후면 수배의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였고, 추가 공범자 여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들이 매매한 임야는 개발 가능성이 없는 곳인데다, 일정 규모로 분할 매매해 재산권 행사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더욱이 투자자들 대부분이 현지답사 과정을 거치지 않아 업체 측의 감언에 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취> 피해자 : "(현장에) 갈 시간도 없었고. (소개 해준) 사람 말만 믿고 그랬죠."

경찰은 부동산 투자업체 8곳을 적발해 업체 대표 38살 박모 씨 등 3명을 사기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26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이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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