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충고 ‘이동국, 더 날카로워져!’

입력 2009.07.06 (15:53)

수정 2009.07.0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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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선택받지 못했던 이유를 자각해야 한다. 골은 많이 넣지만 만들어 넣은 골은 많지 않다. 더 날카로워져야 한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근 프로축구 K-리그에서 완벽한 부활을 알린 '라이언 킹' 이동국(30.전북 현대)의 대표팀 발탁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6일 오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다.
허 감독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서 대표팀이 베이스캠프로 쓸 곳을 답사하고 컨페더레이션스컵을 관전하려 남아공을 방문했다가 이날 오전 귀국했다.
허 감독은 먼저 K-리그에서 이동국의 활약을 반겼다.
그는 "상당히 반가운 일이다. 현재 대표팀 공격이 박주영과 이근호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황선홍(현 부산 아이파크 감독)처럼 월드컵 본선에서 정말 잘할 수 있는 선수 한두 명이 가세해 팀에 도움이 된다면 반가운 일이다. 이동국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국은 지난 4일 광주 상무와 2009 K-리그 1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혼자 세 골을 몰아넣어 전북에 3-2 역전승을 안기는 등 올해 두 차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11골로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11골은 1998년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해 K-리그에 데뷔한 이동국의 한 시즌 최다골(1998년, 2003년) 타이기록이다.
하지만 허 감독에게는 이동국의 플레이가 아직 성에 차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이동국이 2002년 월드컵에서 선택을 못 받은 이유, 2006년 월드컵에서는 부상으로 빠졌지만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 등을 되새겨봐야 한다. 선수 자신도 그것을 자각해야 한다"며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본인이 얼마나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느냐 기다려 봐야한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이어 "꾸준히 팀에 도움되는 선수가 필요하다. 우리는 팀을 꾸리는 과정에서 계속 보고 있다. 하지마 왜 실패했나를 알아야 한다"면서 "이동국은 골 넣는 감각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세계적 강팀들과 경기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이동국의 활약을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허 감독은 또 "이동국은 골을 넣지만 만들어 넣는 골은 많지 않다. 서 있는 플레이 말고 날카로운 움직임을 더 보여줘야 한다. 그러면 우리로서는 대단한 원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이동국에게 더욱 분발해 줄 것을 주문했다.
한편 허 감독은 전남 드래곤즈에서 뛰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팀 이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물의를 일으킨 이천수(28)의 대표팀 발탁 가능성을 묻자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채 "월드컵 본선 16강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 팀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선수, 모든 것을 바칠 투쟁력을 갖춘 선수가 필요하다. 어느 선수든지 지금 누가 가장 본선 무대에서 잘할 수 있는 몸과 마음, 기술을 갖췄느냐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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