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태극낭자 시대’ 다시 연다!

입력 2009.07.13 (10:10)

수정 2009.07.1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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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을 전후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최강 한국'의 이미지를 만들었던 '코리언 시스터스'가 젊은 선수들의 분전으로 다시 한 번 LPGA 무대를 접수할 태세다.
LPGA에서 한국 선수들이 기세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박세리(32)가 혜성처럼 나타난 1998년부터였다.
그해 혼자 4승을 거둔 박세리는 2001년과 2002년에 해마다 5승씩 쓸어담으며 한국 선수들이 7승, 9승을 올리는데 앞장섰다.
2006년에 한국 선수 11명이 똑같이 1승씩 올리며 11승을 거둔 것이 한 시즌 한국 선수 최다승 기록이지만 팬들의 뇌리에는 오히려 2000년대 초반 박세리의 전성기가 더 강렬하게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당시 박세리의 '맨발'을 보고 골프채를 잡기 시작한 이른바 '박세리 키즈'가 주축을 이룬 지금의 '코리언 시스터스'는 지난해 신지애(21.미래에셋)가 LPGA 비회원으로 3승을 거둔 것을 비롯해 2008년 9승, 올해는 이제 겨우 중반을 넘어서는 시점에서 6승을 합작했다.
2006년 한국 선수들이 11승을 거둘 당시 같은 기간 8승에 비해 2승이 모자라지만 그때와 비교해서 전체적인 코리언 시스터스의 파괴력은 지금이 더 낫다는 평이다.
그해 한국 선수 가운데 상금 랭킹이 가장 높았던 선수는 김미현(32.KT)의 6위였던 것에 비해 올해는 신지애가 1위에 올라 있는 것을 비롯해 김인경(21.하나금융) 3위, 지은희(23.휠라코리아) 5위 등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과 비교해서 뿐 아니라 '박세리 시대'와 비교해도 내용 면에서 앞선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당시에는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30.나이키골프), 한희원(31.휠라코리아) 등 외에는 성적을 내는 선수가 드물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우승 후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다.
결국 1세대 선수들의 뒤를 잇는 세대교체가 양과 질 모두에서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뤄졌다는 평이다. 이들은 최근 2년간 메이저대회 우승을 세 차례나 해내며 '박세리 시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정상에 올랐던 신지애가 세계 랭킹 1위를 넘볼 정도의 실력을 자랑하며 중심에 서 있고 2008년부터 US오픈 우승을 나눠 가진 박인비(21.SK텔레콤), 지은희 외에도 김송희(21), 최나연(22.SK텔레콤) 등이 서로 경쟁을 펼치며 함께 성적이 올라가는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카리 웹(호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 한국 선수들에 맞서는 강력한 대항마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마저도 뜸한 상태다.
오초아의 기세가 1~2년 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약해졌고 크리스티 커(미국), 청야니(대만) 등이 있지만 예전의 소렌스탐 등과 비교하면 큰 걸림돌이 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아직 우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는 위성미(20.나이키골프)까지 첫 우승 물꼬를 튼다면 LPGA 무대에서 '코리안 파워'는 단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을 전망이다.
AFP통신은 LPGA 최종 순위 기사에 항상 '한국 선수는 따로 국적을 표기하지 않는다'는 붙임말을 곁들인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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