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수렁에 빠진 미국

입력 2009.07.26 (07:37)

수정 2009.07.26 (07:38)

<앵커 멘트>

버락 오바마 미대통령이 취임한 지 6개월...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미군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의 공세가 본격화되고 전사자 수도 급증하고 있는데요, 개전 8년을 맞아 급변하는 아프가니스탄 대테러전쟁을 이재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프가니스탄 남부 헬만드 주.

추가 파병된 미 해병대원 4천 여명이 연합군과 합세해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던 지역을 차례로 접수합니다.

군사력을 집중시켜 아프가니스탄내 탈레반을 뿌리뽑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이 본격적으로 행동에 옮겨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인터뷰>크리스챤 카바니스(미해병 대령): "동시에 (헬만드)강 계곡 전체를 압박함으로써 (탈레반이) 어떤 지역도 강화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탈레반은 미군과 직접 충돌을 피하면서 도로에 지뢰를 심거나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하는 등, 전형적인 게릴라 전술로 반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연합군의 공세가 본격화된 이 달 한달 동안 미군 24명을 포함해 연합군 소속 5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2001년 아프간전 개전 이후 한 달 사망자로는 최대칩니다.

<인터뷰>탈레반 대원: "성전에 나설 수 밖에 없는 뚜렷한 원인이 존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성전은 의무입니다."

23살의 이 미군 병사는 이달 초 작전 중 대열에서 뒤처졌다가 탈레반에 생포됐습니다.

탈레반은 이 병사의 식사 장면과 육성 등을 공개하며 고도의 심리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보우 버그달(생포된 미군): "(가족을)다시는 못 보고, 다시는 사랑한다는 말도 못하고 껴안을 수 없을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듭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아프가니스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이라크가 아니라,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근거지인 아프가니스탄에 대테러전쟁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버락 오바마(미대선 후보): "아프간 상황이 위태롭고 급박합니다. 아프간이 대테러전쟁의 최전선이 돼야 합니다."

이에 따라 오바마 취임 이후 지난달 말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은 도시 지역에서 철수했고, 오는 2012년까지 완전히 이라크를 떠날 예정입니다.

대신에 아프가니스탄에는 속속 병력이 증강되고 있습니다.

당초 3만2천 명 수준이던 아프간 주둔 미군은 올해 말까지 그 두 배인 6만8천 명으로 늘어날 예정입니다.

9.11 사태 직후 미국은 오사마 빈라덴과 그를 지원하는 탈레반을 몰아낸다는 명분으로 아프간전을 시작했습니다.

미군은 탈레반을 정권에서 축출하며 기세를 올리는 듯 했지만, 개전 8년째를 맞는 지금까지 무장 전사로 변신한 탈레반을 굴복시키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마침내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 주둔 미군을 빼면서까지 아프가니스탄을 평정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전 이후 미국의 최장기 전쟁으로 계속되고 있는 아프간 전쟁에서, 오바마의 미국이 궁극적 승자가 될 지는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