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또 야외수영장에? ‘징크스 의혹’

입력 2009.07.26 (19:46)

수정 2009.07.2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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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챔피언이자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인 박태환(20.단국대)이 야외수영장에서 치러진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또다시 야외수영장 징크스가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박태환과 야외수영장의 악연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학교 3학년생으로 한국 선수단 중 최연소였던 박태환은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출발 신호 전 물속으로 뛰어들어가 부정 출발로 실격당했다.
아테네 올림픽 당시 수영 경기가 치러진 아쿠아틱센터는 야외수영장이다.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 장드라포 공원 야외 수영장에서 벌어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자유형 400m 결승 진입을 목표로 했지만 4분04초75의 저조한 기록을 내며 예선 42위로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는 2007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이후 대회 2연패를 노렸지만 야외수영장이라는 변수에 다시 한 번 발목을 잡혔다.
박태환은 26일 이탈리아 로마의 야외 수영장인 포로 이탈리코 콤플렉스에서 열린 2009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예선 10조에서 3분46초04에 터치패드를 찍어 조 3위, 전체 12위에 머물며 8명이 겨루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때 세운 자신의 최고 기록이자 아시아 최고 기록인 3분41초86에 훨씬 모자라는 저조한 기록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수영 관계자들은 박태환이 야외수영장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적지 않은 걱정을 했다.
야외수영장은 실내 수영장과 달리 일조량과 바람, 무더위 등 날씨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면서 피로감이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박태환 전담팀 관계자도 "훈련을 야외에서 한 적은 많지만 야외 대회 출전은 많지 않아 그 부분이 사실 우려된다. 박태환 자신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대회를 앞두고 박태환과 SK텔레콤 박태환 전담팀은 올해 1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6주씩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야외수영장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하지만 결국 야외수영장과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자신의 주력 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 예선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박태환은 경기 후 '야외수영장에서 성적이 좋지 않은 것 같다'는 질문에 "야외 수영장에서 지금까지 안 좋은 성적을 냈는데 징크스는 나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며 담담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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