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공사장 안전 빨간불

입력 2009.07.28 (07:37)

수정 2009.07.29 (10:10)

[전영제 해설위원]

의정부 경전철 공사장 붕괴사고로 국민들은 또 한 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평소 주민들의 왕래가 잦은 도심 도로와 산책로 위로 수십 톤 무게의 철골 구조물이 떨어졌다니 정말 끔찍한 일입니다. 변변한 안전시설도 없었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잊을 만하면 터지는 공사장 안전사고를 언제까지 겪어야 하는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올해 들어서만도 지난달 서울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철길을 덮쳐 전동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5월에는 화성에서, 2월에는 판교에서 공사장 지반이 무너져 모두 6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사곱니다.
이와 비슷한 위험 요소는 우리 주변에 널려 있습니다. 건축자재를 매단 거대한 타워크레인이 머리 위를 오가는 아찔한 경험은 이제 일상이 됐습니다. 이번 경우처럼 대형 철골구조물이 안전시설도 없이 공중에 떠다니다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험이 예견됐는데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결괍니다. 전국적으로 끊이지 않는 공사장 안전사고는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 수준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국내에서 일어난 사고의 80% 정도는 안전 불감증 때문이란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지난 2월의 화왕산 참사나,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99년의 씨랜드 화재 등 대형 참사도 대부분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인재로 확인됐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조차 위험한 작업환경을 빗대어 “저승사자를 등에 업고 일하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심각한 문제지만 사고를 겪고 나서야 비로소 대책을 내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경우 사고 예방이 아닌 사고 뒷수습만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참사가 끊이지 않는 요인부터 속 시원히 파헤쳐야 합니다. 부실 공사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 소재를 가려 문제가 드러나면 일벌백계해야 합니다. 공사장 안전지침을 재점검하고 안전 불감증을 뿌리 뽑을 대책을 마련하는 일도 시급합니다.
이번에 붕괴사고가 난 의정부 경전철과 같은 유형의 공사는 용인과 부산 등 전국 25개 도시에서 진행 중이거나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3층 높이의 교각과 상판을 건설하고 그 위에 철로를 까는 방식입니다. 도심을 관통하기 때문에 안전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재난은 잊혀 질만하면 다시 찾아오는 법입니다. 예견된 재난을 방치한다면 더 큰 재앙으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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