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 골프로 20억 날리고 벌금까지

입력 2009.07.28 (22:10)

수정 2009.07.29 (20:34)

[알립니다]
리포트 영상 중 방송된 골프장은 본 리포트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앵커 멘트>

초보 여성 골퍼가 내기 골프에서 20억 원 이상을 잃었다며 상대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는데요, 형사 민사 재판부가 엇갈린 판결을 내놨습니다.

강민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03년 건설업체 여사장 유모 씨는 우연히 만난 남성 이모 씨로부터 골프를 배웠습니다.

100타도 깨지 못한 초보 상태였지만 이 씨의 주선으로 서모 씨를 만나 억대의 내기 골프를 시작했습니다.

9홀을 도는 동안 목표 타수를 정해놓고 5천만 원을 거는 방식이었습니다.

<녹취> 유모 씨(내기 골프 피해 여성) : "비기기도 하고 그런식으로 유도를 했어요. 처음에는 골프 타수도 못셌으니까..."

이런 방식으로 2년 동안 열두 차례 내기를 했지만 유 씨는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고, 24억 원을 잃었습니다.

<녹취> 유모 씨(내기 골프 피해 여성) : "너무 잘 쳤어요 숏게임이 너무 정확했고 퍼터가 백발백중이야 딱 들어가는거예요."

경찰 조사결과 서 씨의 골프 실력은 싱글 수준, 사실상 초보인 유 씨를 상대로 타수를 속여 게임을 한 것입니다.

유 씨는 이들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형사 재판부와 민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중앙지법 민사부는 타수를 속여 돈을 편취한 것이 인정된다며 유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반면 중앙지법 형사항소부는 아마추어 골퍼의 기량을 객관적으로 따지는 것이 어려운 만큼 사기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형사 재판부는 오히려 유 씨 역시 내기 도박에 동참했다며 벌금 5백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내기 골프에 빠져 24억 원이나 잃은 여사장, 돈도 잃고 벌금도 무는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았습니다.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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