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남북 관계 전환 계기

입력 2009.08.11 (07:22)

수정 2009.08.11 (07:30)

[정혜승 해설위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조건식 현대 아산 사장이 어제 북한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우리 근로자와 선원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 급랭된 남북 관계에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현 회장은 2박 3일 간 북한에 머물며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지난 4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때와 마찬가지로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나서 여러 가지로 꼬인 남북 간 현안을 풀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관심사는 넉 달 넘게 북한에 억류돼있는 현대 아산 근로자 유 모씨의 석방 가능성입니다. 광복절을 앞두고 북측이 억류 근로자 유 모씨를 강제 추방 형태로 석방한다면 빠르면 내일, 늦어도 이번주 안에 귀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늦었지만 석방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입니다.
이와함께 김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 중단의 계기가 됐던 박왕자 씨 사망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재발 방지 대책에 적극성을 보인다면 금강산 관광도 재개할 명분을 찾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단된 남북 지원 문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그리고 개성 공단 사업 재개 등 관련 현안에 대한 돌파구가 마련되는 셈입니다.
북한이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만큼 남북 교류사업의 물꼬를 텄던 현대가의 현정은 회장을 적극 활용해 남북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근로자의 석방을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메시지를 제의한다면 화해 무드는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억류 근로자 유 씨 문제와 함께 위성 항법장치 고장으로 북한에 예인된 연안호 선원과 선박의 귀환 문제도 함께 해결돼야합니다. 남북 관계가 악화된 상태에서도 우리측이 북한 선원들에 대해 인도적 귀환조치를 계속했던 만큼 이번에는 북한이 화답할 차롑니다. 억류 근로자와 선원들을 하루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 보내는 귀환조치가 꼬일 대로 꼬인 남북 관계를 풀 수 있는 단초임을 북한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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