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에 빠진 ‘황산 테러 사건’

입력 2009.08.12 (22:07)

수정 2009.08.12 (22:18)

<앵커 멘트>

출근길 황산 테러로 얼굴의 반쪽이 녹아내린 20대 여성 사건,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죠?
어찌된 일인지 범행을 지시한 피의자 처벌이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서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출근길 난데없이 날아든 황산용액

스물 아홉 고운 얼굴 반쪽은 그렇게, 녹아내렸습니다.

체불임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자행된 보복성 테러.

많은 사람들은 분노했고 한 단체가 모금운동을 벌여 성금도 4천만원 넘게 모였습니다.

<인터뷰>박 모 씨(황산테러 피해자): "네티즌들이 많이 응원해 주시니까 제가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 없이 긍정적 생각을 주신 것 같아 감사드리죠."

그러나 박 씨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용의자 4명이 붙잡혔고 박씨에게 직접 황산을 뿌린 혐의 등으로 두 명이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범행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는 평소 앓고 있던 심장 질환때문에 체포된 지 한 달이 넘도록 구속도 되지 않은 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녹취>경찰: "조사받는 과정에서 쓰러져서 생명이 위독하다고 주치의가 말하기 때문에 더 이상 조사를 (못 했다.)"

이대로 가다간 실형이 선고된다 해도 집행조차 불투명한 상황, 타들어가는 건 박 씨의 마음 뿐입니다.

<녹취>박 모 씨(황산테러 피해자): "저한테 해코지 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병원 측은 정확한 병명과 증세를 공개하지 않았고, 사법당국은 죄 값을 치르게 하되 피의자의 인권은 지켜줘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KBS뉴스 서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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