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 ‘고속버스털이’ 기승

입력 2009.08.14 (20:33)

<앵커 멘트>

고속버스를 이용하다가 중간에 휴게소에 들를 때, 소지품 어떻게 하시나요?

그냥 차에 두고 내리신다면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이렇게 휴게소에 들린 고속버스 노려 범행을 한 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임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하루종일 북적이는 고속도로 휴게소.

고속버스가 도착할 때마다 잠시 다리를 펴려는 승객들이 줄지어 내립니다.

그런데, 한 남자가 손님들이 내린 버스에 슬쩍 올라탑니다.

그리고 두리번거리며 뭔가를 찾습니다.

또 다른 버스. 이번엔 맨 앞자리에 앉아 가방을 뒤집니다.

잠시 뒤 자연스럽게 버스에서 내려 사라집니다.

승객들 짐 속에서 현금을 훔쳐 달아난 겁니다.

범행에 걸린 시간은 불과 1-2분.

피해자들은 한참이 지나서야 돈이 없어진 것을 알고 당황합니다.

<인터뷰> 절도 피해자 :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가방을 다 놓고 가는 거예요. 그래서 다 같이 놓고 가니까 괜찮겠구나 싶어서.전혀 생각 못했죠. 저한테 이런 일이......"

경찰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이처럼 절도행각을 벌인 68살 고 모 씨를 붙잡았습니다.

휴게소 절도가 잇따르자 이상하게 여긴 경찰에 꼬리를 밟힌 겁니다.

<인터뷰> 김경호(부산북부경찰서 형사1팀) : "탐문해보니까 선산휴게소에도 이분이 또 나타나 고속버스에 올라탄다. 문경도 마찬가지다. 제보가 들어와서 뒤따라가서 검거를 한 그런 장면입니다."

피의자는 사람들이 휴게소에 간 사이 버스 안은 무방비 상태나 다름 없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실제 정차 중인 버스 안.

손님들이 다 내린 좌석 여기저기에는 각종 소지품과 가방 등이 널려있습니다.

<인터뷰> 김명임(서울시 대치동) : "아예 그런 생각 안 하는 것 같은데요.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조차 안 하는데......"

<인터뷰> 장진홍(부산시 모라동) : "그냥 놔두고 갔어요. 안 잃어버릴 것 같으니까. 옆에 그냥 잠깐 갔다 오는 거니까 놔두고 온 거예요."

여러 사람이 타고 내리다 보니 버스 문도 항상 열려 있습니다.

<인터뷰> 고속버스 운전기사 : "사람들도 먼저 오는 사람 있고 늦게 오는 사람 있고 그러니까. 기사들도 밥 먹고 또 휴식이잖아요."

휴게소 측도 이런 범죄가 유행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어떻게 손을 쓰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녹취> 휴게소 관계자 : "저희가 다른 방법은 취할 수 없으니까요. 버스가 한 대만 들어오면 유심히 쳐다보면 되겠지만 보시다시피 한 번 들어올 때 서너 대 들어오는데."

경찰은 고속버스 승객들이 휴게소에서 잠깐이라고 방심하지 말고 꼭 소지품을 챙겨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임명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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