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대학 평생교육원이 조기 유학생을 상대로 고액을 받고 어학수업을 하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사실상의 학원영업인데, 왠일인지, 교육청 단속을 회피합니다.
유광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대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입니다.
미국 대학 수학능력시험인 SAT 대비 수업이 한창입니다.
수강생들은 방학 동안 잠시 귀국한 조기 유학생들입니다.
이 곳의 여름 학기 시간표입니다. 6월부터 8월까지, 매일 오전 8시 반부터 저녁 10시까지 동시에 12개의 SAT와 토플반 수업이 계속됩니다.
하루 네시간씩 17회인 이 수업의 수강료는 얼마일까?
<녹취> 업체 관계자 : "수강료는 136만원이요. 저희가 그렇게 비싼 가격도 아니고..."
시간당 약 2만원 꼴로, 강남교육청 기준 수강료의 두배나 됩니다.
이 프로그램 운영 업체는 SAT 전문 어학원이라면서 미국 명문대학 진학을 보장한다고 홍보합니다.
학원 등록 여부를 확인해봤습니다.
<녹취> 서울 강남교육청 관계자 : "000라고는 여기(학원등록 전산망에) 지금 안 뜨는데요."
법적 근거가 없는 교습시설인 것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학 평생교육원 측은 학원이 아닌 교육컨설팅 전문업체에 고전과 역사 등 유학생들의 모국 적응 프로그램 운영을 위탁해 왔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대학 평생교육원 관계자 : "국어, 국사, 한국문화, 한자, 시사상식 쪽이죠."
하지만 대학측의 궁색한 변명일 뿐 업체 홈페이지 어디에도 이런 교양 강좌 안내는 없고 학생들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수강생 : "SAT, 토플, 수학... 다 SAT에 관한 거죠. (논어나 한국사 이해, 이런 것도 있어요?) 한국사 이해요? 한국에 대한 건 없어요."
즉, 조기 유학생의 한국 사회 적응훈련을 한다며 실제로는 학원 수업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는 엄연한 불법으로 평생교육법은 대학이 영리단체에 교육과정을 위탁하는 것 자체를 금하고 있습니다.
관할 교육청은 대학 평생교육시설에서 이뤄지는 행위라 학원법으로 단속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학원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대학시설에서 고액의 학원영업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유광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