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악화 심각…소비 감소세는 둔화

입력 2009.08.28 (12:51)

수정 2009.08.28 (16:49)

경제 위기 때문에 2분기 명목소득이 처음으로 줄어들면서 소득 악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소득과 지출은 3분기째 동반 감소하며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경기 회복 움직임과 함께 감소폭이 둔화되면서 호전될 가능성을 보였다.

◇ 명목소득 첫 감소..실질소득 감소세는 둔화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29만9천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보다 0.1% 감소했다. 가계동향 통계를 파악한 2003년 이후 명목 소득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이 가운데 근로소득은 1.4%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역대 최저 증가율을 보였다. 작년 1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각각 10.0%, 8.8%, 7.8%, 6.5%, 2.0% 등에 이어 6분기 연속으로 둔화됐다.
사업소득(-1.1%)과 재산소득(-23.1%), 비경상소득(-24.0%) 등도 모두 감소했다.
다만 이전소득(6.8%)의 경우 사적 소득(-4.7%)이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공적연금(15.4%) 등 공적 이전 소득이 상승함에 따라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계층별로는 하위 20%인 1분위(-2.7%)와 상위 50%인 5분위(-2.2%)의 소득 증가율이 하락했지만 중간의 60%에 해당하는 2~4분위는 1.3~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물가 상승 등의 요인을 제거한 실질 소득은 -2.8% 감소하면서 1분기(-3.0%)보다는 감소폭이 둔화된 게 그나마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 소비 나아지나..의료비 지출 급증
소비는 다소 호전된 모습이다. 2분기 전국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07만1천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하면서 3.5%나 감소했던 지난 1분기의 부진에서 털고 일어섰다.
실질 기준으로도 -1.1%로 1분기(-6.8%)보다 많이 나아졌다.
항목별로 보면 보건과 교육, 문화 분야 지출이 늘었다. 의료비 등 보건 지출은 무려 22.5%나 증가했다. 의료수가가 2% 오르고 치과 임플란트 치료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교육도 정규교육(3.0%)과 학원.보습교육(3.2%) 분야에서 모두 늘면서 4.4% 증가했고 오락.문화 분야도 3.6% 늘었다.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지출도 1.2% 늘었는데 유제품 등의 물가 상승 요인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주류.담배(-8.6%), 의류.신발(-2.9%), 교통(-1.2%), 통신(-1.3%), 음식.숙박(-1.8%) 등이 감소했다.
계층별로는 1분기에는 전 계층에서 모두 소비가 줄어든 반면, 2분기에는 4분위(-0.6%)를 뺀 1분위(3.4%), 2분위(2.0%), 3분위(4.3%), 5분위(0.2%) 등 대부분 계층에서 소비지출이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한편 조세와 연금 등 비소비지출은 2.9% 증가했지만 이 가운데 경상조세는 1분기(-2.3%)에 이어 2분기(-6.3%)에도 감소하면서 지난해의 감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가처분소득.흑자액 줄어..소득격차는 완화되나
전국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소득-비소비지출)은 270만6천원으로 0.7% 감소하면서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소득이 감소한 반면 가계지출은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흑자액은 63만6천원으로 6.9%나 감소했다. 1분기에 14.6% 늘어난 것에 비해 크게 악화된 것이다. 흑자율(흑자액/처분가능소득)도 23.5%로 1.6%포인트 하락한 반면 평균 소비성향은 76.5%로 1.6%포인트 상승했다.
월소득수준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계층은 월평균 38만2천원 적자인 반면 상위 20%인 5분위는 206만6천원 흑자였다. 분위별 흑자율은 1분위에서 5분위까지 각각 -54.1%, 9.9%, 17.9%, 27.2%, 38.3%였다.
소득 격차 수준을 보여주는 소득 5분위 배율은 2분기에 5.11로 작년 동기보다 0.14포인트 하락하면서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었다. 작년 연간 5분위 배율인 5.15보다 낮았다.
재정부 관계자는 "2분기 가계동향은 전반적인 경기 흐름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소비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며 "1분위 저소득층 또한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나빠진 것도 아니며 1분기에 비하면 나쁘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3분기에는 근로장려금(EITC) 지급이 본격화되면서 저소득층 소득에 반영돼 1분위의 소득이 다소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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