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덩굴, ‘산림 황폐화’ 주범

입력 2009.09.04 (22:12)

<앵커 멘트>

칡이 무섭게 번식하면서 바닷속 불가사리처럼 산림을 황폐화시키고 있습니다. 온난화 때문인데 해결책이 마땅치 않습니다.

이승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북 옥천의 한 도로변 야산입니다.

10여 미터 높이의 참나무와 잣나무가 온통 칡덩굴에 뒤덮여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숲 전체가 아예 칡밭으로 변해버린 곳도 있습니다.

칡 때문에 고사한 나무들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인터뷰> 진영희(마을 주민) : "지금은 워낙에 많아져서 걸려 넘어지고 그래요. 산에 다니다 보면..."

칡덩굴에 휩싸인 나무는 무성한 칡잎 때문에 햇빛을 받지 못해 결국 말라죽게 됩니다.

이곳은 원래 약용나무 조림지로 조성됐던 곳입니다. 하지만, 칡덩굴을 모두 제거하자 이렇게 잔풀만 보입니다.

칡덩굴이 묘목을 모두 고사시킨 겁니다.

이같은 칡덩굴의 확산은 도로와 공장 등이 들어서면서 숲이 파괴돼 칡이 자라던 음지까지 햇빛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지면서 칡의 번식력이 더 왕성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칡 피해를 입은 산림 면적은 전국적으로 천 5백여 제곱킬로미터, 서울 면적의 두 배 반에 이릅니다.

<인터뷰> 이실경(충청북도 녹지조성팀장) : "마디 마디에서 번식을 합니다. 번식력이 왕성하므로 제거 작업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과거 먹을거리로도 유용했던 칡이 이제는 생태계를 위협하며 산림을 황폐화시키는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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