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꿈나무 안심학교’ 맞벌이 부부 자녀 걱정 끝

입력 2009.09.15 (08:57)

수정 2009.09.15 (09:01)

<앵커 멘트>

맞벌이 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 바로 자녀 교육 문제죠.

아이들 학교 끝나고 집에 왔을 때 엄마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이런 걱정이 크실 겁니다.

학원에 맡기자니 또 비용이 문제죠. 박석호 기자, 그런데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학교가 있다죠?

<리포트>

네, 방과 후 아이들을 자녀처럼 돌봐주는 일에 학교가 나섰습니다.

부모와 아이 모두가 안심하는 꿈나무 안심학교를 취재했습니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굡니다. 정규수업을 마친 1,2,3학년 학생들이 집에 가지 않고 한 곳으로 모입니다.

화사한 벽지로 장식하고 포근한 침대까지 들여 놓아서 집처럼 꾸며진 이곳은 지난해 9월 문을 연 꿈나무 안심학굡니다.

<인터뷰> 임선민(초등학교 3년) : “부모님이 다 일하시고 (집에) 아무도 없어서 여기 온 거에요. 집에서는 무서웠는데 여기 오면 친구들하고 선생님이 같이 있으니까 안 무섭고 재밌어요.”

먼저, 영어로 진행하는 회화 수업, 오늘의 주제는 과일입니다.

<현장음> “I want pears. (How many pears?) Two pears. (Good!)”

이어서 아이들 정서에 좋은 그림 그리기는 물론 건강을 위한 음악 줄넘기까지, 다양한 특기 적성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심지어 민요까지 배우는데, 잠깐 들어볼까요?

<현장음> “불어라. 불어라. 어기여차 불어라.”

<현장음> “저 하고 싶어요.”

서로 하겠다고 경쟁도 치열하죠?

저녁식사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식사 때가 되면 영양사가 직접 반찬을 만들어 아이들 식사를 챙깁니다.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엄마 아빠가 없어도 식사가 즐겁습니다.

<인터뷰> 지예린(초등학교 3년) : “여기서 친구들이랑 같이 먹으니까 맛있고 재밌어서 좋아요.”

식사가 끝나면 양치질도 함께 하고 졸리면 잠도 재워주니까 학굔지 집인지 모르겠죠?

식사 후에 착실하게 숙제하는 학생들까지 선생님이 일일이 지도합니다.

<인터뷰> 이은선(초등학교 2년) : “집에서 (공부할 때는) 모르는 게 있는데 여기서는 선생님이 가르쳐 주셔서 좋아요. 질문하면 선생님이 도와주세요.”

얼마나 좋으면 엄마가 데리러 왔는데도 집에 가기 싫다고 우는 어린이까지 있습니다.

<인터뷰> 최종숙(보육교사) : “부모님하고 있는 것도 좋아하지만 수업하는 중간에 나가면 싫은가 봐요.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 우는 아이들이 있어요.”

이 정도면 부모님들 정말 한시름 놓으셨겠죠?

<인터뷰> 허경오(경기도 광명시) : “직장에서 좀 늦게 와도 (저녁) 8시, 9시까지 이렇게 보호해주시니까 마음이 아주 편안하고 뿌듯해요.”

비용은 한 달에 5만 원 선, 오후 1시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됩니다.

<인터뷰> 최문영(꿈나무 안심학교 전담교사) : “올해 처음으로 1학년 신입생들을 받았는데 워낙 경쟁률이 높아서 제비뽑기로 뽑았고 대기자 순번이 20번까지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습니다.”

하지만, 모든 학교가 이런 시설을 갖출 수 없다는 게 문제죠?

그래서 여러 학교 아이들을 모아서 방과 후를 책임져 주는 곳도 있습니다.

<인터뷰> 박은숙(청소년수련관 팀장) : “저희는 화성시에 있는 17개의 학교에 재학 중인 어린이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 밖에 있는 안심학교'로 두 달 전 문을 연 이곳에선 춤도 배우고, 수영도 하고, 스케이트도 타고, 이렇게 각종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최대장점입니다.

<현장음> “하나 오른발 밀고, 둘 스케이트 잡고, 셋 왼발 밀고 왼손 코에.”

이 정도면 명문 사립학교의 특별 교육보다 훨씬 좋죠?

<인터뷰> 조휘빈(초등학교 4년) : “처음에는 5분에 한 번씩 넘어져서 매일 다리를 다쳤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잘 타서 뿌듯해요. 선수들만큼 잘 타고 싶어요.”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도 있습니다. 소심한 아이도 소리 내서 웃을 수 있는 웃음치료 시간입니다.

<현장음> “웃으면서 위아래 치아를 보이는데 표정이 굳어지면 안 돼요.”

성적에 시달리다 보면 웃음을 잃기 쉬운데 이곳에서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한바탕 웃기만 하면 무조건 100점입니다.

<인터뷰> 조예지(초등학교 4년) : “다른 시간보다 (많이) 웃을 수 있으니까 재밌어요. 막 웃으면 스트레스가 확 풀려요. 일 년 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것 같아요.”

밤 8시가 돼서야 집에 돌아가지만 버스가 집 앞까지 안전하게 태워다 주니 엄마도 안심, 지자체가 보조해주는 덕분에 한 달 비용은 8만 원 선에 그칩니다.

<인터뷰> 남정숙(경기도 화성시) : “가격도 저렴하고 그 비용으로 다른 걸 할 수 있으니까 대만족이죠.”

엄마와 아이가 함께 웃을 수 있는 꿈꾸는 안심학교는 전국에 32곳, 엄마도, 아이들도 건강한 꿈을 꾸는 곳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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