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군대'와 '축구', 그리고 '도박 중독'까지 연극이나 뮤지컬로 표현하기에는 얼핏 어울리지 않을 듯한 이색적인 소재를 담은 작품들이 속속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관객들에게 신선하다는 느낌과 함께 삶의 교훈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이런 이색공연들을 윤영란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한참은 어린 말년 병장에게 구박당하기 일쑤인 27살 늦깎이 이등병, 군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늘 '고문관'으로 놀림 받는 그는 고참의 등쌀에 못 이겨, 여자이름을 지닌 자신의 친구 '은희'를 소개시켜주는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을 벌입니다.
여기에, 죽기 살기로 뛰어야 하는 전투 축구 경기와 TV 속 여자 연예인들의 모습에 광분하는 모습까지...
애인으로 부터의 편지 한통이나 작은 초코파이 하나에 울고 웃는 대한민국 장정들의 솔직한 병영 생활 이야기가 사실적으로 묘사됐습니다.
<인터뷰> 곽병진('은희' 역 출연) : "군대를 가셔야 되는 분한테는 어떤 정보를, 군대를 다녀오신 분한테는 추억을..군대를 사실적이고 현실적으로 묘사를 했기때문에..."
그렇게 장난처럼 가볍게 시작된 도박...
하지만 도무지 끊을 수 없는 도박의 고리가 온 몸과 마음을 파고들면서, 어느새 집도 직장도 날아가고 급기야는 어머니와 아내, 딸마저도 저버리게 됩니다.
만신창이가 된 뒤에야 정신을 차린 못난 가장과 그로 인해 상처입은 한 가정의 모습이, 무겁지만 가슴 뭉클하게 무대 위에서 재현됐습니다.
<인터뷰> 위성신(연출) : "앞으로 연극의 소재가 더 다양해질 것은 분명하고요, 조금 더 계몽적, 교육적이고 치료적인 작품들을 더 많이 다룰 것이라고..."
낯설고 이색적인 소재들을 다룬 이같은 공연들이 관객들에게는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거울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영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