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 아버지 “어린이 성범죄 막아달라”

입력 2009.10.05 (20:32)

<앵커 멘트>

9살 초등학생 나영이의 성폭행 사건이 우리에게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나영이 아버지는 언론에서라도 어린이 성범죄를 막아달라며 어렵게 인터뷰에 응했었습니다.

이런 바람 때문일까요?

제2, 제3의 나영이를 막자는 국민들의 여론이 뜨거운데요.

못다한 나영이네 이야기, 모은희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행인들로 붐비는 아침 등교 시간, 그것도 학교에서 불과 100 미터 떨어진 곳.

이런 상황에서 범행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나영이 아버지는 기막혀 했습니다.

<녹취> 나영이 아버지 : "그 시간대에는 학생들 학교 가고 어른들은 직장 가는 사람도 있고...그 골목이 학원 골목이고 옆에 어린이집도 있고 이래요."

어디서 그런 데서 그런 끔찍한 사고가 일어난다고 누가 장담을 하겠습니까.

처참하게 폭행 당한 뒤, 실신했던 나영이가 깨어나 맨 먼저 한 일은 휴대전화로 112에 신고한 것이었습니다.

<녹취> 나영이 아버지 : "핸드폰을 일주일 압수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날 마침, 그날 제가 해제해서 줬어요. 만약 그 때까지도 압수하고 안 줬을 경우를 생각하면 나영이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봐요.

CCTV도 없는 낡은 건물.

9살 나영이는 다행히도 가해자의 얼굴을 또렷하게 기억해 냈습니다.

경찰이 제시한 주변 지역 범죄자 9명 얼굴 가운데 정확히 한 명을 집어냈습니다.

<녹취> 나영이 아버지 : "묻지도 않았는데 계속 녹음기 틀 듯이 말을 해요. 엄마한테 범인이 이런 이런 사람이고 얼굴은 이렇게 생겼고...한참 눈 감고 생각하더니만 (사진들 중에) 이 사람이라고..."

범행 이틀 만에 붙잡힌 57살 조 모 씨.

평소에도 자주 술을 먹고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나영이를 폭행할 때도 술에 취한 상태였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술 먹으면 욕하는 것 있죠. 좀 상스럽기도 하고 소리 지르고..."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다 경찰에 협박까지 했습니다.

<녹취> 경찰 : "교도소에서 힘을 키워 나오겠다 이거야. 열심히 운동해서 우리 봅시다라고...(누구를 보자는 거예요?) 우리 직원 보자 이거죠. 한 판 하자 이거지..."

원체 씩씩하고 긍정적인 나영이는 심리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하지만 9살 어린 아이에겐 너무 버거운 몸과 마음의 상처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 최지영(해바라기 아동센터) : "저 너무 수영하고 싶어요. 나 샤워 좀 마음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아주 해맑은 웃음으로 그렇게 이야기 할 때 보면 굉장히 마음이 아프죠."

인터넷에는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했다는 제2, 제3의 나영이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적 장애가 있는 자신의 제자가 2년 동안 성폭행을 당했다는 한 초등학교 교사의 사연도 공개됐습니다.

<녹취> 김태선(피해 아동 담당 교사) : "심각한 성범죄를 당했는데도 그것에 대해서 지원 받고자 하면 시끄럽게 하지 마라 식으로 묵살을 해버리더라고요."

국민 청원과 모금 운동, 촛불 집회로까지 번져가고 있는 나영이 사건.

정부는 오는 8일 아동 성폭력 종합 대책을 발표합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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