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안 뱀 싹쓸이…구렁이까지 판매

입력 2009.10.13 (08:09)

<앵커 멘트>

인적이 드물어 생태계의 보고로 불리는 민통선 지역, 이곳에서는 요즘 무차별적인 불법 뱀 포획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감시가 허술한 틈을 타 1급 보호종인 구렁이까지 잡아 식용으로 거래하는 현장을 김종수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생태계 보고라 불리는 민통선 지역.

야산을 한참 오르니 장막같은 그물이 산 중턱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꽃뱀'이라고 불리는 유혈목이가 그물을 뚫고 나가지 못해 몸부림 치고 있습니다.

<녹취>보호협회 관계자: "야 여기 구렁이. 구렁이가 있네요, 야."

그물 밑에 놓인 통발에는 멸종 위기에 처해 1급 보호종으로 지정된 구렁이가 갖혀 있습니다.

차로 5분 거리인 인근 야산.

이 곳에서도 뱀들은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보호협회 관계자: "까치 살모사, 쇠살모사, 유혈목이네."

무차별적인 뱀잡이는 요즘같은 가을에 더 극성입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뱀들은 겨울잠을 자려고 산으로 올라가는 습성이 있는데, 그물 하나만 쳐 놓으면 손쉽게 뱀을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통선 안은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데다 단속이 느슨하다는 점도 밀렵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녹취>단속 책임 공무원: "야산엔 지뢰가 숨겨져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무서워서 잘 안가죠."

밀렵이 성행할수록 생태계 파괴는 심각해지는데, 피해는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습니다.

<인터뷰>조봉연(주민) : "뱀이 쥐도 먹고 살고 쥐가 곡물도 먹으니까 천적이 없어지다보면 농민도 피해고..."

잡힌 뱀은 주로 건강원으로 넘겨집니다.

이맘때 뱀이 특히 건강에 좋다는 속설 때문에 요즘 뱀은 부르는 게 값입니다.

<녹취>건강원 관계자: "싸게 하시려면 150만 원에서 비싸게 3백까지.."

단속의 눈을 피해 해마다 되풀이되는 뱀 밀렵, 생태계의 마지막 보고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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