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불법 폐그물로 ‘몸살’

입력 2009.10.17 (21:57)

수정 2009.10.17 (22:32)

<앵커 멘트>

어렵사리 되살려낸 시화호의 생태계가 불법으로 쳐놓은 그물 때문에 다시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시화호의 불법 어구 실태, 유지향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원스레 호수를 가르는 어선 한 척, 곧 부표가 있는 곳에 도착합니다.

어민들이 부지런히 그물 줄을 잡아당기자, 시커먼 폐그물이 끝도 없이 끌려 나옵니다.

물고기가 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는 삼각망은 물론 얽히고 설킨 자망 통발도 있습니다.

모두 불법 그물들입니다.

이번에 확인해 수거한 그물만 40여 개에 이릅니다. 하지만 호수 바닥에 가라앉은 폐그물은 몇 개나 되는지 추산조차 어렵습니다.

그물을 털어 내자 쏟아지는 물고기들 망둥어와 우럭, 삼치에 참게와 꽃게까지..

종류도 가지가집니다.

시화호에 불법으로 쳐놓은 그물들은 어린 물고기까지 싹쓸이 해 씨를 말립니다.

<인터뷰> 고민수(불법어구 수거업자) : "이런 치어들을 잡지 말아야 하는데 이 그물 자체가 모든 새끼들이 다 들어가니까는 문제가 되는 거죠. 장어, 우럭 치어.."

건져낸 물고기를 호수로 던지자, 갈매기 떼가 순식간에 모여듭니다.

물고기가 줄어들면 이런 새들도 시화호를 떠나게 될 겁니다.

<인터뷰>허준(수자원공사 시화호환경관리센터) : "이런 폐그물들이 방치됨으로써 여러 물고기들이 걸려서 섞어서 죽어버립니다. 그러면 이런 죽은 것들이 나중에 수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거죠."

10년 동안의 노력으로 힘겹게 되살려낸 시화호.

지금 지키지 않는다면 이 바다는 또 다시 죽음의 바다로 변할지도 모릅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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