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운동 선수’ 관리 소홀 잡음

입력 2009.10.22 (07:02)

수정 2009.10.22 (11:57)

<앵커 멘트>

대한축구협회 주최로 시행중인 초중고 주말 리그에서 규정 위반 선수가 나오는 등 관리 체계가 소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손기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장훈고의 이규준 감독은 지난달 말 여의도고등학교와의 경기에서 황당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상대팀의 박 모 선수가 이전 경기에서 경고 3번을 받아 경기에 뛸 수 없는 데도 버젓이 선발 출전한 겁니다.

이 감독은 현장에서 경기 감독관에게 이의를 제기했지만 묵살당했습니다.

그러나 이 감독의 지적이 맞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서울시 축구협회는 이를 덮으려고 몰래 전산 기록을 조작했습니다.

<인터뷰>이규준(장훈고 감독): "개인적으로 너무 허술한 거에 대해서 이해가 안 되죠. 요즘같은 시대에 이걸 고친다는 생각을 했다는 건 상식 이하의 행동 아니냐..."

규정을 위반한 해당 팀 관계자도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협회의 행정 미숙을 지적했습니다.

<녹취>00모 씨(여의도고 관계자): "제가 확인을 했어요. 저희 못 뛰는 사람 없어요? 그랬더니, 응, 니네 못 뛰는 사람없어 다 뛰어도 돼..."

KBS 취재결과 이런 규정 위반 선수가 경기에 나선 경우가 전국 초중고 리그에 38경기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러다보니 단순 실수라기보다는 학교와 협회 관계자 사이에 부정한 거래가 있지 않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대한축구협회는 해당 직원을 파면했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이해두(축구협회 경기부장): "경고 누적으로 인한 행정 미숙이 발견된 점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런 사례를 통해가지고 교육을 해서.."

공부하는 운동 선수를 길러내겠다는 취지로 축구협회가 야심차게 추진중인 주말리그.

하지만, 초중고 주말 리그 시행 첫 해부터 축구협회의 어설픈 행정 때문에 일선 현장에 혼란만 가중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기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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