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농협개혁, 이번만은 확실하게

입력 2009.10.28 (07:35)

수정 2009.11.12 (10:06)

[정찬호 해설위원]

근 50년 만에 농협 사업 구조 개편안이 확정됐습니다. 사업 구조 개편안의 핵심은 합쳐져 있던 금융사업과 농산물 유통사업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지난 1961년 농업은행과 농업협동조합을 통합해 만든 농협중앙회를 다시 옛 구조로 돌려놓자는 것입니다. 농협은 본업인 유통사업보다 부업 형식을 띤 금융사업이 비대해 지면서 여러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금융 사업을 통한 심한 몸집 불리기 탓으로 몸 전체에 이상이 생긴 셈입니다.
여기에 농업시장 개방과 쌀값 하락, 비료값 인상 등으로 농민들의 형편이 어려워지는데도 농협중앙회가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농민위에 군림한다는 불만도 팽배합니다. 또 농협은 공직 관계 기관 가운데 비위 면직자가 가장 많은 등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역대 농협중앙회 회장들 상당수가 재임기간에 구속돼 농협중앙회는 회장 이임식이 없다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농협에 대한 전반적인 대수술이 불가피한 시점이 됐습니다.
농협 중앙회장의 권한 축소 등 1단계 개혁안에 이어 사업 분리안이 마련됨에 따라 농협을 개혁하기 위한 전반적인 토대는 마련됐습니다. 그러나 사업 분리 시기와 정부의 지원금 등 풀어야 할 문제도 많습니다. 노조의 반대도 있습니다. 농협관련 노조들은 분리작업을 막기위해 투쟁을 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습니다.
농협은 240만 조합원에 자산이 전국적으로 4백조 원이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조직입니다. 농협은 조합원인 농민들의 소득을 향상시키고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유명무실해진 설립의 근본 뜻을 다시 제대로 살리는 것이 이번 개혁의 기본 정신이 돼야 할 것입니다. 역대 정권에서도 여러 차례 농협 개혁안이 추진됐습니다. 그러나 이런 저런 이유로 무산되기 일쑤였습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선이 많습니다. 이런 우려를 떨쳐내기 위해서 이번만은 확실하게 개혁안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농민들을 위한 진정한 개혁이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판단하고 착오없이 추진하는 것이 지금 해야할 가장 근본적인 작업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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