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풍 “혼혈 선수 잘해 나도 기쁘다”

입력 2009.10.29 (21:43)

수정 2009.10.2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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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의 주전 가드 전태풍(29)이 "같은 혼혈 선수들이 잘하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전태풍은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인천 전자랜드와 원정 경기에서 1쿼터에만 14점을 넣는 등 3점슛 5개를 포함해 양팀 통틀어 최다인 27점을 쏟아 부었다.
4쿼터에도 8득점을 올리는 등 팀의 86-83 승리에 일등 공신이 된 전태풍은 최근 창원 LG 문태영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가는 상황에 대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월 열린 귀화 혼혈 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뽑힌 전태풍은 3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문태영보다 기량이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전태풍이 이날까지 평균 15.2점에 4.3어시스트, 3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는 데 비해 문태영은 23점에 7.7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오히려 더 낫다'는 평을 듣고 있다.
팀 성적도 우승 후보로 꼽혔던 KCC가 3승3패로 공동 5위에 머무는 반면 중위권이라던 LG는 5승1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어 문태영의 주가가 많이 오른 상황이다.
그러나 전태풍은 "경쟁의식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히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서툰 한국말로 "문태영 잘해요. 원래 좋은 선수에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같은 혼혈 선수들이 잘하면 기분이 좋다"는 전태풍은 "어제도 문태영하고 통화를 했다. KT&G 원하준도 자주 통화한다. 라이벌 의식 같은 것은 없다"고 오히려 웃어 보였다.
허재 KCC 감독도 "사실 문태영은 포워드기 때문에 자기 공격에 치중할 수 있지만 전태풍은 가드라 경기 전체를 리드해야 하는 점이 다르다"며 "개인 능력에서는 전태풍이 뒤지지 않는다"고 기록만 갖고 비교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전태풍은 "처음엔 한국 농구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이제 적응이 어느 정도 됐다. 아직 여러 가지 수비 전술에 익숙하지 못한 데 더 신경을 써야겠다"면서 '오늘 어시스트가 1개'라는 지적에 얼굴을 찌푸리며 "그것도 더 늘려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우승 후보로 꼽혔던 KCC가 전태풍이 점차 팀에 녹아들면서 2연승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양새는 다른 9개 구단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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