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한국 축구, 황금시대를 향해

입력 2009.11.07 (09:06)

수정 2009.11.12 (16:01)

[홍유표 해설위원]

요즘 한국 청소년축구가 자랑스럽습니다.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17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 16강전에서 이광종 감독이 이끈 우리 청소년 대표 팀이 북중미의 맹주 멕시코를 꺾고 8강 진출의 감격을 누렸습니다. 87년 캐나다 대회 이후 22년 만에 이룬 값진 성과입니다. 지난달 홍명보 감독의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 팀이 이집트 청소년 월드컵 8강에 올라 세계축구계를 놀라게 한 데 이은 또 하나의 쾌거라 할 수 있습니다.
17세 이하 대표팀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창의적인 플레이로 8강에 진출해 한국 축구가 더 이상 국제무대의 변방이 아님을 입증해보였습니다. 잘 짜여진 조직력과 세련된 경기운영, 포기를 모르는 끈기로 세계 강호들과 맞서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지난 20년 가까이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던 우리 청소년축구가 이처럼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요인은 과연 어디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 축구가 몇 단계 업그레이드를 위한 초석을 놓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월드컵 이후 국내 축구 인프라가 비약적인 발전을 하면서 어린 선수들도 맨땅이 아닌 천연 잔디구장을 쉽게 밟아 볼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선수 개개인의 전반적인 기량 향상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지켜본 어린 선수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갖고 성장해왔다는 점입니다. 축구협회와 프로구단들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유소년 축구 육성 시스템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고 홍명보, 이광종 등 젊은 지도자들의 유연한 리더십도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처럼 대견스럽게 성장한 청소년 대표선수들의 역량을 여하이 성인 국가 대표팀에게로까지 연계, 발전시켜 나가느냐하는 것입니다.
이제 축구협회와 프로구단들은 왜 우리 청소년 유망주들이 일본의 J-리그나 해외로 일찌감치 눈길을 돌리고 있는지 헤아려야 합니다. 프로야구와 농구에 비해 턱없이 낮은 신인선수 계약금과 연봉, 타이틀 스폰서조차 구하지 못하는 K-리그의 인지도, 대표선수 차출을 놓고 수시로 갈등을 빚는 협회와 프로구단 등 국내 축구계의 현실은 그리 밝지만은 않습니다. 한국 축구의 황금시대를 예고한 청소년 대표선수들이 성장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상생의 터전을 마련해줘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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