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서울 도심에 만들어 놓은 실개천이 한 달도 안 돼 애물단지가 되고 있습니다.
어찌된 사연인지 이해연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옛 물길을 되살려 만들었다는 서울 대학로의 실개천 구간.
1킬로미터 안에 분수와 연못 등이 있어 도심의 오아시스를 표방했습니다.
보행로 중간에도 길이 80미터의 개울이 흐릅니다.
그런데 준공한 지 채 한 달이 안 된 지금 실개천 일부 구간엔 이렇게 나무판이 깔려 있습니다.
행인들은 그저 나무판을 밟고 지나다닐 뿐.
새로 만든 개울이라는 걸 알 길이 없습니다.
개울에 빠져 다치는 사람이 속출하자 아예 개울을 덮어 버렸습니다
<녹취> 인근 상인 : "하루에 제가 본 건 20건 정도. (심하게 다친 사람도 혹시 있었어요?) 다리 부러져서 가시고 한 분은 안면 다 까지고"
한 20대 남성은 발을 헛디뎌 허리를 다치면서 응급실로 이송되기도 했습니다.
<녹취> 119 구급대원 : "앉아 있었죠.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그렇게 아프다고 했어요."
시민들은 개울의 위치가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보행로 중간에 있는데다 버스를 타려면 반드시 지나가야 해 헛다리 짚기가 쉽다는 겁니다.
<인터뷰> 변은호(대학생) : "이 앞을 매일 지나다니는 학생으로서 볼 때 예산만 낭비한 게 아닌가, 예쁘지도 않고요."
서울시는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
그러나 개울을 다른 구조물로 덮을 계획이어서 졸졸 흐르는 물길을 보게 하겠다는 당초 취지는 무색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이도우(서울시청 물관리정책과) : "컬러 유리에 구멍을 뚫어 깔고 구조물을 깔아서 안전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도심 실개천 1호라며 서울시가 대학로 구간에 들인 예산은 36억 원입니다.
KBS 뉴스 이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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