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면…’ 밀렵꾼들 가을뱀 싹쓸이

입력 2009.11.24 (07:00)

수정 2009.11.24 (08:40)

<앵커 멘트>

몸에 좋으면 뭐든지 먹는다는 잘못된 보신 문화 때문에 산에 뱀이 남아나질 않습니다.
독이 오른 가을 뱀을 잡기 위해 밀렵꾼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송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밀렵 감시원들이 잡목을 헤치고 들어가자 산 허리에 설치된 긴 그물망이 보입니다.

그물망 사이사이에 놓인 통발마다 뱀이 한가득 잡혀있습니다.

<녹취>밀렵감시원 : "구렁이, 독사, 꽃뱀...."

손가락 굵기만한 새끼 뱀과 길이 1미터가 넘는 1급 보호종 먹구렁이까지 나옵니다.

<녹취>밀렵 감시원 : "구렁이 중에서도 이것은 먹구렁이라고 귀한 구렁입니다."

겨울 동면을 위해 이동하는 뱀들을 밀렵꾼들이 싹쓸이한 겁니다.

<인터뷰>박상근(밀렵감시원) : "그물을 올라가지 못하거든, 이렇게 따라가다가 통발에 들어가면 못 나오는 거죠.."

이 야산에 설치된 뱀 그물은 길이가 무려 12km에 이릅니다.

밀렵꾼들은 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 한 달 전에 철거된 그물을 다시 설치했습니다.
독이 오른 가을 뱀이 비싸게 팔리다 보니 한탕을 노린 밀렵꾼들의 범행은 갈수록 대범해지고 있습니다.

감시단은 밀렵꾼들이 이 야산에서 잡아간 뱀이 올해 들어 수천 마리는 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송재호(한국 야생동식물 보호관리협회장) : "보식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근절이 안돼요. 그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잡으면 돈이 되니까"

한강유역환경청은 민간 밀렵 감시단과 함께 야생동물이 밀거래되는 건강원으로 단속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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