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광명 토착 조폭 ‘철산리파’ 일망타진

입력 2009.12.03 (23:26)

<앵커 멘트>

경기도 광명 일대에서 금품 갈취와 폭력을 일삼아온 조직폭력배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런 일이 지난 10년 동안 계속됐지만 피해자들은 감히 이들을 신고하지 못했습니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김용덕 기자. (네.)

<질문> 10년 동안이면 지역에서 피해도 정말 꽤 될 것 같은데 주로 어떤 짓을 저질렀나요?

<답변> 네, 이들 조직폭력배들은 주로 광명 지역의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활동을 벌였습니다.

1차적으로 업소 업주들을 찾아가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는데요.

5년 전부터 이들에게 시달려온 한 유흥업소 업주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강00(피해 유흥업소 업주[음성변조]) : "(조폭이) 가게들어와 술취해 소리치면 일반 사람들이 무서워서 술먹겠습니까?" "잡아놓고 패고 차에 실어서 묻어버린다고 협박하고...그 피해자가 내가 될까 두려워 얘기못한 것도 있고..."

강 씨가 한 달에 상납한 돈은 2백만 원 정돕니다.

폭력배들은 주로 장사가 잘되는 유흥업소를 노렸는데 지금까지 확인된 갈취 금액만 10억 원이 넘습니다.

여기엔 외상술값 같은 것이나 현금으로 준 돈들은 아예 계산도 안된겁니다.

경찰은 실제 피해 사례나 금액은 지금까지 드러난 것의 수 배에서 수십 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질문> 유흥업소 갈취 말고도 여러 가지 범행이 있었다면서요?

<답변> 네, 이들은 지역의 각종 이권에 개입하기도 했습니다.


먼저 지난 2002년엔 폭력으로 한 대리운전업체의 운영권을 뺏고

안산, 부천, 일산 등 경기도 일대에서 조직의 위세를 과시하면서 다른 대리운전업체의 영업을 방해했습니다.

또 2004년엔 경기도 광명시의 한 빌딩 분양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했고,

2006년엔 또 다른 빌딩 건물관리권을 빼앗는 등 수사 과정에서 많은 혐의가 확인됐습니다.

또 불법도박장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사소한 행패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돈데요.

대표적으로 명절때 업소를 돌면서 1~2만 원하는 선물세트를 수십 배의 돈을 받고 강매했는데,

추석엔 10만 원, 설날엔 20만 원으로 정가까지 정해져 있었다고 합니다.

<질문> 참 여러 가지를 했군요. 어떤 조직인지가 궁금하네요?

<답변> 네, '철산리파'라는 이름의 조직으로 지난 99년 두목 김 모씨를 중심으로 결성된 경기도 광명 지역 토착 조직인데

원래 90년대 초반부터 전신이 되는 조직이 있었습니다.

지난 98년 유흥업소 관계자를 살해한 당시 조직원 3명이 실형을 살기도 했는데 그만큼 지역에서는 꽤나 알려져있는 조직이었습니다.

이들은 내부결속을 다진다며 강원도에서 매년 단합대회를 열었는데요.

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10년이면 꽤 긴 기간인데 어떻게 한번도 경찰에 적발되지 않았습니까?

<답변> 네, 제일 처음 들으신 유흥업소 업주의 이야기대로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협박을 일삼았습니다.

또 지난 2005년 최 모씨 등 업주 4명을 불러내 감금하고 폭행하는 등 말을 듣지 않는 업주에는 가차없이 폭행이 가해졌습니다.

지역 인사들을 속속들이 아는 토착조직이란 점도 적발이 어려웠던 원인 가운데 하납니다.

이들은 경찰 내사가 시작되자 업소들을 찾아다니면서 상납 장부 등을 삭제할 것으로 요구하고 다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1년이 넘는 수사를 벌인 끝에야 이들을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두목 김 씨 등 이번에 적발된 41명 외에 달아난 조직원을 추적하는 한편 추가 피해사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