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관상용이나 조경석으로 쓰기 위해 자연석을 밀반출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멀쩡하던 밭과 산이 하루가 다르게 폐허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개간 작업을 한다는 한 농경지.
굴삭기가 땅에 파묻힌 돌을 쉼 없이 캐냅니다.
파낸 돌은 대형 화물차로 옮겨집니다.
명목상 농지 개간일 뿐, 사실은 자연석을 캐내고 있는 겁니다.
<녹취> 마을 주민: "여기서 밭 작업을 해도 면(사무소)에 신고를 하고 노인들이 정리해 달라고 하면 가서 하고, 거기서 돌 괜찮은 거 있으면 갖다 놓고..."
현행법상 개간할 때 나온 흙과 돌은 밖으로 내갈 수 없습니다.
트럭을 쫓아가 보니 얼마 안가 큰 길 옆에 돌을 내려놓습니다.
인근 판매업자에게 넘겨진 겁니다.
길가에는 밀반출된 자연석들이 한참이나 늘어서 있습니다.
조경용으로 쓰이는 자연석은 희소가치에 따라선 부르는 게 값입니다.
<녹취>마을 주민: "여기서 밭 작업을 해도 면(사무소)에 신고를 하고 노인들이 정리해 달라고 하면 가서 하고, 돌 괜찮은 거 있으면 갖다 놓고..."
<녹취>자연석 판매상: "돌이 크고 모양이 이렇게 나와야 돼요. (그럼 이게 좋은 돌이다?) 막말로 수석 값은 이 만한 것도 아파트 한 채라던데..."
인근 야산 역시 상처투성이.
숲 일부는 맨살을 드러냈고, 산비탈도 깎였습니다.
밭에서 더 이상 캐낼 돌이 없어지자 아예 산에 들어가 작업을 한 겁니다.
<녹취>자연석 판매상: "밭에서 작업을 했잖아요. 1차, 그 밭을 다시 2차 작업을 해야 한다고. 더 깊이. 뭔 돌이 있어요? 작업하는 시간은 더 많이 들고..."
자연석을 뽑아낸 곳은 곧 무너져 내릴 듯 위험해 보입니다.
<인터뷰> "큰 바윗돌이 있었던 흔적인데 이 돌을 빼서 내려가면서 저런 나무들이 상처를 입고..."
산 중턱에는 이처럼 포크레인을 동원해 거대한 자연석을 채취해 간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지역민들은 불법인 줄 알면서도 돈 때문에 업자들의 행위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녹취>마을 주민: "지역 사람들이 이거 먹고 사는데. 이것도 하지 말라고 하면 다 굶어죽으라는 거냐고..."
<인터뷰> 김수재(야생동물보호협회 부회장): "자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환경을 그대로 훼손해서 자기 대에서 이득을 취해야 되겠다는 생각에서 이런 행위가 이뤄집니다."
행정 당국이 무분별한 채석 행위에 눈을 감고 있는 사이 소중한 자연환경이 마구 훼손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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