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글로벌 긴축’ 대비해야

입력 2010.01.18 (07:14)

수정 2010.01.18 (07:34)

[정필모 해설위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오늘부터 지급준비율을 0.5% 포인트 올립니다.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돈이 늘어나는 만큼 중국 시중은행들의 대출 여력은 줄어들게 됩니다.



사실상의 돈줄 조이깁니다. 발표가 나오자 지난주 한때 아시아 각국의 주가가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호주와 이스라엘, 노르웨이 등 일부 국가의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이제 각국의 통화긴축이 고개를 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입니다.



통화긴축이 본격화되면 우선 수입 수요가 줄게 됩니다.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로서는 그만큼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얘깁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양대 수출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긴축 움직임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통화긴축은 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돈줄 조이기가 시작되면 당장 주가가 떨어집니다. 환율과 금리도 요동칠 수 있습니다. 돈은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데로 흘러가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다른 나라가 금리를 올릴 경우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들어온 자금은 더 많은 수익을 쫓아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환율도 가파르게 오르게 됩니다. 그런 만큼 다른 나라들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우리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금리 인상이 기업이나 가계의 이자 부담을 늘린다는 데 있습니다. 이럴 경우 투자와 소비가 줄어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됩니다. 빚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가계가 늘면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도 부실해집니다. 물가상승 압력이나 자산시장의 버블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주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섭니다.



물론 당장 세계적인 통화긴축이 본격화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아직은 이른바 ‘더블 딥’의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풀린 돈을 그대로 놔둘 수는 없습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각국의 연쇄적인 통화긴축이 불가피하다는 얘깁니다.



중국의 이번 지준율 인상은 그 신호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당장 인도와 베트남이 곧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공조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그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나라별로 상황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금융당국은 물론 기업과 가계 등 경제주체 모두에게 긴축 대비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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