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궁 방공호, 박물관 수장고로 활용

입력 2010.02.06 (07:39)

<앵커 멘트>

경희궁에는 일제 강점기 때 일제가 만들어놓은 방공호가 있습니다.

치욕의 역사를 품은 이곳이 근현대 유물의 수장고로 새롭게 태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화연 기자의 취재입니다.

<리포트>

조선 인조부터 철종 때까지 10대에 걸쳐 별궁으로 사용된 경희궁입니다.

왕의 침전이 있던 곳 바로 아래 일제가 전쟁 대피 시설로 만든 방공호가 있습니다.

길이 100미터, 폭 7미터의 터널식 구조물입니다.

10여개의 작은 방마다 60여 년의 묵은 세월이 켜켜이 쌓였습니다.

천장의 녹슨 철제 구조물은 손만 갖다대도 쉽게 부스러지고,

벽 곳곳에는 낙서가 어지럽습니다.

이 방공호는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과 부끄러운 역사도 보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맞서면서 수십년 동안 흉물로 방치돼왔습니다.

이 방공호가 서울역사박물관의 근.현대 유물을 보관하는 장소로 새롭게 태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이재손(서울역사박물관 시설과장) : "수장률이 80% 이상이 됐기 때문에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게 됐는데 수장공간을 찾는 여러가지 방안 중에서 가까이 있는 방공호를 활용할까 해서.."

그러나, 치욕의 역사를 남겨 후대에 전해야 한다는 반대 여론이 걸림돌입니다.

<인터뷰>황평우(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 : "역사적인 교육이나 전시 공간으로 해서 일제가 궁궐 훼손이나 도성을 훼손하는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 맞을 것 같구요."

역사박물관은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시와 협의해 유물 수장고 활용 여부를 검토한 뒤 문화재청에 활용계획을 낼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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