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든 것 기부’ 약속 지킨 김춘희 할머니

입력 2010.02.06 (21:42)

<앵커 멘트>

가난하지만 평생 나눔을 실천했던 옥탑방 기부천사 김춘희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전의 약속대로 옥탑방 보증금은 물론 시신까지 기증했습니다.

김진화 기자입니다.

<리포트>

항상 더 줄 것이 없어 미안하다던 고 김춘희 할머니.

자신은 복지관에서 주는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한 달에 40만 원이 안 되는 정부 생계비를 아껴 모두 750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인터뷰> 김춘희 할머니(2006년) : "(할머니 좋은 옷도 입으시고) 좋은 옷은 입고 싶지 않아. 좋은 옷 입느니 남 좋은 거 주는 게 좋지."

사후에는 전 재산인 옥탑방 전세금 1500만 원은 물론 시신까지 내놓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인터뷰>故 김춘희(2005년 당시 인터뷰) : "의사들이 그래요. 나한테도 남에게 줄, 필요한 게 있대요. 좋은 게 있대요. 그러니까 좋은 거면 그것 때문에 애쓰는 사람들 주면 너무나 좋아요. 그죠? 내가 그걸 가지고 썩히면 뭐 할거야."

할머니는 그 고귀한 약속을 지켰습니다.

지병이 악화돼 이틀 전 숨을 거둔 김 할머니의 발인식이 열린 오늘, 할머니의 시신은 한 의과대학에 기증됐습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지만 베풂으로 할머니의 삶은 외롭지 않았습니다.

손님이 끊이지 않았던 할머니 방에는 아직도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위함옥(김춘희 할머니 지인) "자기가 그만큼 사랑을 베푸니까 자기도 많이 주위의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고인의 뜻에 따라 할머니의 재산을 장애아동들과 홀로 사는 노인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