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 도요타 ‘로비 문서’ 파문

입력 2010.02.22 (23:26)

<앵커 멘트>

초유의 리콜사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있는 도요타가 미국에서 벌인 로비의 실체를 확인시켜주는 극비 문서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있습니다.

당장 내일부터 시작되는 미 의회 청문회에서 파란이 예상됩니다.

워싱턴 특파원을 연결합니다.

<질문>
정인석 특파원, 도요타 사태 정말 점입가경인데 문제의 문건, 어떤 내용입니까?

<답변>
네, 제가 지금 들고있는 이 서류들이 바로 문제의 도요타 로비문건인데요,

모두 16장으로 돼있습니다.

문건의 작성자는 도요타 북미법인의 이나바 사장, 그리고 작성 시점은 지난해 7월로 돼있습니다.

문건에서 도요타는 먼저 현 미국 정부와 의회를 반기업적인 이른바 운동권집단을 규정해 강력한 로비 가능성을 내비쳤는데요.

특히 캠리,렉서스의 급발진 사건과 관련해, 바닥 매트를 리콜하는 수준에서 사태를 무마해 1억 달러의 비용을 아꼈다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또 각종 규제 도입을 지연시켜 1억 2천만 달러를 절감했고, 타코마 트럭의 결함 조사까지 피했다면서 이를 '도요타의 승리'라고 자화자찬했습니다.

관련 문건은 도요타 청문회를 준비중인 미국 의회가 미국 언론에 자료를 유출하면서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질문>
결국 도요타가 돈과 소비자의 안전을 맞바꿨다는 얘기인데, 파장이 만만치 않겠어요?

<답변>
네, 도요타 사태가 단순한 리콜을 넘어 점차 로비 사건으로까지 비화되는 양상인데요. 추가 조사가 불가피해보입니다.

미국 언론들 특히 도요타가 안전 문제에 대해 예산 절감을 들먹인 점, 또 이를 도요타의 승리라고 표현한데 대해서 매우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어떻게 소비자들의 안전과 돈을 맞바꿀 수 있느냐는 얘기인데요. CNN 보도의 한 대목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미국 CNN 방송:"도요타는 최고의 품질을 떠들어대왔지만 문건을 보면 도요타는 품질이나 안전보다는 기업 이익을 더 중시했던 걸로 보입니다."

이에대해 도요타는 일단 서류 하나로 속단을 내려선 안된다 이렇게 반박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문건으로 여론이 악화되면서, 가뜩이나 상처를 입은 도요타의 도덕성이 결정타를 맞을 가능성이 적지않아 보입니다.

특히 미국 의원들 역시 청문회에서 이에 대한 도요타 경영진의 책임을 강하게 추궁하겠다고 벼르고있어 파란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질문>
청문회가 당장 내일부턴데, 도요타로선 여간 악재가 아니겠어요?

<답변>
미 의회의 청문회는 내일과 모레, 그리고 다음달 2일 모두 3차례 예정돼있는데요, 특히 도요타의 아키오 사장이 직접 출석하는 모레 청문회가 관심입니다.

아키오 사장은 주말에 이미 미국으로 건너와 극비리 청문회 준비를 하고있는 걸로 전해졌는데요, 로비 문건까지 공개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아키오 사장이 더욱 궁지로 몰린 양상입니다.

청문회를 앞두고 도요타측은 미국의 거대 로비 회사와 계약까지 맺으며 또다시 로비에 총력전을 펼치고있는데요.

악화된 여론을 바꿀 수 있을 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때문에 청문회가 사태를 수습하는게 아니라 더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KBS뉴스 정인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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