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입력 2010.03.06 (09:01)

수정 2010.03.06 (10:28)

[류현순 해설위원]



가상현실 속에서 마우스를 클릭해 아기를 키우던 부부가 정작 자신의 아기는 키우지 못했습니다.



클릭만 하면 무럭무럭 자라는 가상현실 속의 아기와는 달리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는 잘 자라지 않았습니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상한 우유를 하루에 한 두번 먹던 아기는 끝내 목숨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이같은 게임중독에 빠져 사람을 잡는 경우가 최근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게임에 빠진 20대가 어머니를 살해했습니다.



살해한 뒤에도 죄책감 없이 게임을 계속하다 붙잡혔습니다.



게임 중독에 빠진 30대는 닷새 연속 게임을 하다 화장실에 가는 도중 쓰러져 숨졌습니다.



지난달 말에는 게임중독에 빠진 남편 때문에 아내가 집을 나간 뒤 넉달 된 아기가 숨졌습니다.



이달 초 들어서는 3개월된 아기를 굶겨 숨지게 만든 게임중독 부부가 구속됐습니다.



아기를 낳자마자 숨지게 한 게임 중독 여성도 있었습니다.



게임 중독에 걸린 사람의 뇌는 마약중독에 걸린 사람의 뇌와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현실감각이 떨어지고 판단력이 흐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생활력이 없다보니 게임할 돈 마련을 위해 존속까지 살해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게임에 빠져 오래 앉아있다 보면 심장질환이나 폐색전증등이 생겨 자신의 목숨도 부지하지 못합니다.



행정안전부가 2008년에 조사한 바로는 우리나라의 인터넷 중독자가 200만 명이나 됩니다.



중독자의 40%가 초중교 학생들이지만 성인 중독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1990년 대 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되고 이 때 온라인 게임 등에 빠진 청소년들이 성장하면서 성년인터넷 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정부나 업계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의 규모는 3조 원이 넘습니다.



10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하는 성장산업입니다.



사회단체 등에서 주장하는 게임시간 제한 등 셧다운제나 일정시간 접속하면 게임진행이 정지되는 피로도 시스템 도입에도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문화관광부가 심각성을 인식해 게임 과몰입 방지대책 특별팀에 성인 대책까지 포함시킨 만큼 하루속히 마땅한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인터넷강국 한국이 게임중독 때문에 흔들리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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