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재일동포를 모욕한 일본 폭력배를 살해했던 권희로씨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때는 항일 영웅으로 추앙받았지만, 마지막은 쓸쓸했습니다.
김영인 기자입니다.
<리포트>
1968년 2월 20일.
영화 '김의 전쟁'으로 알려진 재일동포 2세 권희로 씨는 재일동포를 모욕한 일본 조직폭력배 2명을 총으로 쏴 살해했습니다.
<녹취>故 권희로씨 :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런 편견을 없애고 싶을 뿐입니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하다 31년만인 1999년 강제추방을 조건으로 가석방된 후 아버지의 고향인 부산에 터를 잡았습니다.
귀국 이듬해 사귀던 유부녀의 남편에게 흉기를 휘둘러 구속됐습니다.
출소 후 이 여성과 결혼했지만 4년만에 이혼한 이후 홀로 살며 지인들의 도움으로 연명했습니다.
1년 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인질극을 벌인 범죄자일 뿐'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한국인이라는 걸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김희로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졌던 권희로씨는 오늘 새벽 부산의 한 병원에서 82살의 파란 많은 생을 마감하고 차별 없는 세상으로 떠났습니다.
<인터뷰> 삼중 스님(영주귀국 도운 스님) : "아 그분은 생전에 안중근 의사를 그렇게 존경하시더니 그런 마음으로 그 시간에 가고 싶으신 것 같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유해는 유언대로 아버지의 고향인 부산 영도와 어머니의 묘소가 있는 일본 가께가와에 절반씩 뿌려질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영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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