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의 ‘연쇄 살인’…시민들 불안

입력 2010.04.05 (20:35)

수정 2010.04.05 (21:50)

<앵커 멘트>



최근 청주 지역에서 부녀자 3명을 연쇄 살해한 피의자가 택시기사로 일하며 자신의 택시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택시 타기가 겁나고, 택시업계는 업계대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경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밤중 도로변, 택시에서 내린 남자가 트렁크에서 무언가를 꺼내 버린 뒤 달아납니다.



버려진 건 놀랍게도 20대 여성의 시신이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범인은 41살의 택시기사 안모 씨로 드러났습니다.



안 씨는 지난달 26일 청주에서 자신의 택시에 탔던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뒤 살해했고, 지난해 9월 역시 청주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했습니다.



지난 2004년에는 충남 연기군에서 20대 여성이 안 씨의 택시를 탔다 살해당했습니다.



<현장음> "우리 딸 죽인 범인이야"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대덕경찰서) : "택시가 범행 도구로 사용되었다고 봅니다. 1,2년 운행을 하다 다른 직업을 가졌다가 다시 또 택시 회사에 취업을 해서 이번에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안 씨는 늦은 밤 혼자 택시를 기다리는 여성 승객만 골라 태웠습니다.



범행수법도 치밀했습니다.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대덕경찰서) : "여성승객을 첫 번째 물색을 해서 태우고 그 뒤에 학생인 경우에는 현금이나 카드를 소지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 가능성이 있는 피해자를 물색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끔찍한 범죄에 시민들은 택시 타기를 꺼릴 수밖에 없고...



<인터뷰> 한정숙(시민) : "무섭죠. 그런데 밤늦게는 탈 수 있는 것이 택시 밖에 없잖아요. 한 공간에서 단 둘이 있기 때문에 무서운데 알면서도 어쩔 수가 없잖아요."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택시업계도 울상입니다.



<인터뷰> 장진경(택시기사) : "이번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서 택시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나빠지고 기사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나쁘고……"



문제는 택시를 이용한 범죄가 빈번한데도 아직까지 기사 채용에 별다른 기준이 없다는 겁니다.



성폭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는 피의자 안 씨도 일자리를 얻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녹취> 택시 기사 : "택시 자격증, 몇 가지 주민등록증하고 이력서만 가져가면 취직하기가 제일 수월한 곳이 택시회사예요."



<녹취> 기우식(기획 국장/전국운수산업 노동조합민주택시본부) : "공공성을 가지고 운행을 해야되는 사람으로서의 어떤 자격들, 이런 부분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그 조건들이 되어있는지 이런 절차들은 사실상 생략되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청주시와 택시 업계는 기사 인성교육과 영상기록장치 설치의무를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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