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불량 비료’ 공급…국고 낭비

입력 2010.04.05 (22:11)

수정 2010.04.05 (22:34)

<앵커 멘트>



정부가 농가에 무상으로 공급하는 일부 비료가 땅에서 잘 분해되지 않는 불량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마다 수십억 원의 국고가 낭비되는 셈입니다.



박상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남 해남의 한 농가는 지난달 배추 파종을 앞두고 농협에서 공급한 석회질 비료를 뿌렸습니다.



그러나 비료가 녹지 않아 효과가 없었습니다.



<인터뷰> 정재길(배추 재배 농민) : "사서 쓰라면 안쓰죠. 정부에서 무상으로 주니까(쓰는거죠)"



농협을 통해 무상으로 공급되는 비료 다섯 가지를 수거해 토양 흡수 실험을 해봤습니다.



두 개 제품의 투과율이 각각 26%와 31%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시행될 법정 기준 98%에 크게 못미칩니다.



제품 생산 공장을 찾아가 비료의 녹는 정도, 즉 붕괴도를 측정하기 위해 비료에 충격을 줘보았지만 좀처럼 부서지지 않습니다.



업체 측은 붕괴도가 낮다고 해서 토양 개량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녹취>해당 제품 생산공장 : "뿌려서 무용지물인 것을 관급분이 아니고 농민들이 유상분으로 사서 쓰겠습니까?"



전문가들은 붕괴도가 낮으면 비료가 토양에 잘 흡수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유오정(박사/농촌진흥청) : "두 회사 제품은 농민들이 기대하는 효과를 볼 수 없는 제품이다"



지난 2006년부터 두 업체가 국고 지원을 받아 농협중앙회를 통해 농가에 공급한 석회질 비료는 7만 3천톤, 94억원 어치에 이릅니다.



이들 업체는 올해도 40억 원 상당의 비료를 농가에 공급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박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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