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삼 ‘마음에 칼 갈고’ 1,676일만 승!

입력 2010.04.11 (22:28)

수정 2010.04.1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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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승을 따내기까지 무려 5년 가까운 세월이 걸렸다. 포기하지 않았고, 시즌 처음으로 타자들이 선발 전원 안타를 때려내며 폭발한 덕분에 값진 승리를 일궜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오른손 투수 김광삼(30)이 1천676일 만에 짜릿한 선발승을 거뒀다. 2005년 9월28일 SK를 제물로 통산 23승째를 거둔 이후 1승을 보태는 데 4년7개월이 필요했다.



1999년 투수로 쌍둥이 유니폼을 입은 김광삼은 2007년까지 마운드에 섰다가 2008년 타자로 변신했다.



신일고 재학시절 봉중근(30.LG)과 함께 투.타에 걸쳐 빼어난 활약을 보였던 김광삼의 자질을 프로에서 살려보자는 취지에서였다.



방망이 소질은 여전했다. 2008년 주로 대타로 나와 13경기에서 13타수5안타를 때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2009년에는 1군 경기에 고작 1게임 뛰는데 머물렀다. 포지션은 외야였지만 김광삼을 위한 자리는 없었고 대타로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급기야 김광삼은 지난해 가을 방망이를 던져 버리고 다시 투수 글러브를 끼었다. 마지막 도전이었다.



이날 5⅓이닝 동안 안타 9개를 맞고 4점(3자책점)을 줬지만 예리한 포크볼로 삼진 5개를 곁들이며 실점을 최소화했고 팀이 6점을 벌어준 덕분에 승리 요건을 안고 강판했다.



벤치에서 초조히 경기를 지켜보다 8-5로 이긴 순간 승리를 합작한 포수 조인성과 환희의 악수를 나눈 김광삼은 "많은 관중 앞에서 다시 던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준비를 했는데 오늘 현실로 이뤄져 너무 기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마무리 오카모토 신야가 건네준 승리구를 오른손에 꼭 끼고 인터뷰에 임한 김광삼은 "두산에 힘있는 타자들이 많아 변화구를 많이 던진 게 주효했다"면서 "긴 시간 동안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했는데 앞으로는 웃음과 행복을 드리고 싶다"며 가족에게 선발승의 공로를 돌렸다.



김광삼은 "지난 2년간 타자로 ’방황’을 한 게 아니라 내게는 투수로서 좋은 자료를 얻을 수 있던 좋은 시간이었다"면서 "지나가는 말로 ’왜 타자를 했느냐’라고 여러 사람이 툭툭 던졌던 말들을 가슴에 새겨 나를 강하게 만들고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자 마음에 칼을 갈았다"며 어려웠던 순간을 회고했다.

이어 "예전에는 ’도망간다’, ’새가슴’이라는 인식을 스스로 했는데 얻어터지더라도 과감하게 승부하자는 자세로 바뀌었고 구속은 예전보다 떨어졌지만 그런 배짱 덕분에 마운드에서 버틸 수 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로 12년차를 맞아 더욱 단련된 모습으로 돌아온 김광삼은 "몇 승을 하겠다기보다 올해 선발 로테이션에 든 만큼 100이닝은 꼭 던지고 싶다"며 의욕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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