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활약’ 착한 파파라치가 뜬다!

입력 2010.04.12 (20:31)

수정 2010.04.13 (10:55)

<앵커 멘트>



고장 난 신호등, 깨진 보도블록 등 파손된 공공시설물을 보고도 어디에 어떻게 신고해야 할지 몰라 그냥 지나쳤던 경험 있으실 텐데요.



이런 불편 사항들을 사진으로 찍어 제보하는 착한 파파라치들이 있다고 합니다.



최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명 스타의 일거수 일투족을 몰래 촬영하는 한 사내.



이른바 파파라치입니다.



최근엔 신호 위반 차량을 촬영하는 카파라치, 학원 불법영업을 고발하는 학파라치, 쓰레기 투기를 잡아내는 쓰파라치까지 등장했습니다.



주로 약점을 잡아 잇속을 챙기려는 이들이다 보니 바라보는 시선이 고울 리 없습니다.



<인터뷰>장학임(서울시 동교동) : "나의 공간에 대해서 남이 허락을 받지 않고 나를 지켜본다는 느낌이 강해서 별로 좋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뒤집는 착한 파파라치도 있습니다.



현근식 씨는 파손된 인도를 볼 때마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습니다.



보수 공사를 요청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현근식(공익 제보자) : "수동 휠체어를 타거나 유모차를 끌고 가는 분들이 아주 불편할 것 같아서 제보하게 되었습니다."



착한 파파라치들 사진은 시민단체 ’이거바’로 모입니다.



이 거리를 바꾸자는 뜻입니다.



제보 사진과 위치를 확인해 곧바로 해당 관공서에 시설물 보수 민원을 넣습니다.



<인터뷰>조세영(시민단체 ’이거바’ 회원) : "대부분 직접 관공서에 민원 신청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시잖아요. 저희에게 사진만 올려주시면 번거로운 민원 신청 절차를 대신해드립니다."



이거바는 활동을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마흔 건이 넘는 민원을 해결했습니다.



노선 안내도가 뜯겨져 나가 흉물스럽던 마을버스 표지판은 금방 새것처럼 고쳐졌고, 콘크리트 난간이 부서진 자리에는 깨끗한 알루미늄 난간이 들어섰습니다.



<인터뷰>최선희(공익 제보자) : "이러이러한 게 불편하다 이런 걸 사진 한 장 찍어서 올렸는데 바로 다음날 고쳐지니까 굉장히 편했죠."



<인터뷰>신동진(이거바 운영위원장) : "내가 지나다니는 길에서 내가 고치고 싶은 것들이 바로바로 고쳐지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주권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사소한 불편이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셔터를 누르는 착한 파파라치들, 우리 사회를 좀 더 살기 좋고 편한 곳으로 만드는 파수꾼입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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