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7차전 명승부 ‘3연패 웃었다’

입력 2010.04.19 (21:31)

수정 2010.04.19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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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수비와 조직력을 앞세운 삼성화재가 영원한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꺾고 프로배구 남자부를 3년 연속 제패했다.



삼성화재는 1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끝난 NH 농협 2009-2010 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최종전에서 양팀 합쳐 최다인 50점을 폭발한 주포 가빈 슈미트(24)의 눈부신 투혼을 앞세워 영원한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치열한 접전 끝에 3-2(25-22, 28-30, 25-19, 16-25, 15-11)로 눌렀다.



삼성화재는 이로써 2005년 프로배구 출범 후 처음으로 7전4선승제로 치러진 챔피언결정전에서 4승3패로 현대캐피탈을 격파하고 2007-2008시즌, 2008-2009시즌에 이어 세 시즌 연속 우승을 일궜다.



원년인 2005년 시즌까지 합쳐 통산 4번째 우승컵. 그때마다 상대는 모두 현대캐피탈이었다.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석권한 통합우승은 2007-2008시즌에 이어 두 번째다.



원년부터 6년째 ’마지막 승부’를 벌여온 숙명의 라이벌인 양팀은 6개월간 진행된 ’백구의 대제전’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 이날 1세트부터 짜릿한 명승부를 연출했다.



블로킹 4개씩을 주고받으며 높이의 전쟁을 벌인 양팀의 기선 싸움은 외국인 선수의 활약에 따라 명암이 갈렸다.



1세트 20-19에서 현대캐피탈 불혹의 용병 오스발도 헤르난데스가 잇달아 때린 공이 코트를 벗어난 사이 가빈이 2인 블로킹을 뚫고 강타를 터뜨리면서 삼성화재는 23-19로 달아나 주도권을 잡았다.



2세트에서는 가빈과 토종 박철우(현대캐피탈)의 공방전이 불을 뿜었다.



시소게임을 벌이던 양팀은 20점 이후 가빈이 때리면 박철우가 되받아치는 접전을 이어갔다. 가빈은 22점 이후 무려 5점을 혼자 해결했고 박철우도 대각 강타와 쳐내기 공격으로 맞섰다.



그러다 송인석의 서브 한 방에 균형이 깨졌다. 28-28에서 송인석의 서브에 삼성화재 리시브가 흔들린 틈을 타 박철우가 연속으로 강타를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에서는 64%에 가까운 공격점유율에 57%의 높은 성공률로 13점이나 퍼부은 가빈의 맹활약에 삼성화재가 다시 웃었고 4세트에서는 터치아웃과 시간차 공격 등으로 고비마다 결정타를 날린 박철우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이 반격했다.



운명의 5세트. 승리의 여신은 삼성화재 쪽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6-4로 앞선 상황에서 ’비밀병기’ 이형두가 박철우의 백어택을 가로막은 데 이어 시원한 오픈 강타를 내리꽂으면서 삼성화재는 8-4로 도망갔다.



승기를 잡은 삼성화재는 노련하게 끝까지 점수 차를 유지했고 14-11에서 가빈이 왼쪽에서 대각 강타를 내리꽂으면서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신치용 감독은 "단결력, 투지 등 삼성화재만의 문화로 3연패를 이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삼성화재는 한국배구연맹(KOVO)이 주는 우승상금 1억원에 구단 출연금 1억원+α 등 총 2억원이 넘는 포상금을 선수단에 화끈하게 뿌릴 예정이다.



1차전과 7차전에서 50점을 퍼붓는 등 7경기에서 총 286점, 경기당 평균 40점씩 꼬박꼬박 터뜨린 가빈은 경기 후 기자단 투표에서 45표 중 44표(1표는 석진욱)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최우수선수에 선정돼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2005-2006시즌, 2006-2007시즌에 이어 3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리즈에서 1승3패로 벼랑에 몰렸다가 2연승을 거두며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 가는 저력을 발휘했으나 가빈이라는 난공불락을 넘지 못해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준우승상금은 5천만원이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힘든 여정이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욕심을 부린건지, 선수들이 긴장을 한 탓인지 마지막 산을 넘지 못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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