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혀먹으면 OK…구제역 불구 식당가 ‘이상무’

입력 2010.04.23 (17:06)

전국에 구제역 비상령이 떨어졌지만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파는 식당의 매출이 급감하는 등의 과거와 같은 모습은 더 이상 재연되지 않고 있다.

주기적인 학습효과 덕분인지 시민들은 `익혀 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고깃집을 찾는데도 전혀 주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숯불갈비 음식점에는 손님 20여 명이 빼곡히 들어서 약 90여㎡ 넓이의 홀이 빈 공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북적댔다.

종업원 이다경(40.여)씨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회식을 자제하려는 경우가 많아 매상이 조금 줄었을 뿐 구제역은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했다.

백반 정식을 시킨 손님 이정일(56.택시기사)씨도 "도축하면 다 검사 결과가 나오는 만큼 걱정을 하지 않는다. 익혀 먹으면 별 문제가 없으니 고깃집 찾는 것에 부담감도 없다"고 웃었다.

같은 시각 성북구 고려대 인근의 한우등심 전문점에서 손님 3∼4명이 불고기 백반과 쇠고기 찌개 등 점심메뉴 앞에서 바삐 숟가락을 움직였다.

업주 김도해(62)씨는 "구제역에 고기 안 팔린다는 말은 이제 옛날 얘기에 가깝다.

주요 고객층인 교수(고려대)나 학생들도 별 신경을 쓰지 않는데 일반인은 오죽하겠느냐"며 자신감을 보였다.

양천구 목동의 돼지고기 전문점 업주인 김율의(49.여)씨도 "구제역이 크게 확산했다고 보도해 손님들의 반응을 걱정했는데, 고기의 안전성을 묻는 사람도 전혀 없었다"고 귀띔했다.

다른 고깃집에 회식을 예약하러 왔다는 회사원 최신용(55)씨는 "구제역 파동은 예전부터 있었다.

실제 사람에게 해가 된 적도 없었던 만큼 그냥 좋아하는 고기를 먹겠다"고 말했다.

구제역은 발굽이 2개인 동물들이 걸리는 급성 전염병으로 최근 인천 강화군에서 발생해 경기도 김포와 충북 충주시로 옮겨가는 등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농가 피해액은 1천256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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