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울린 ‘할머니 사기단’ 수법은?

입력 2010.05.17 (22:09)

수정 2010.05.17 (22:32)

<앵커 멘트>



자신도 노인이면서 같은 노인에게 사기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1500원짜리 싸구려 약재를 200만원으로 뻥튀기 했는데, 그 수법을 주의깊게 보시기 바랍니다.



김연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약재를 파는 할머니 주변에 손님이 모여듭니다.



손님들 가운데는 효과를 봤다며 약재의 효능을 들먹이는 할머니들도 섞여 있습니다.



이른바 바람잡이들입니다.



<녹취> 바람잡이 : "한의원에도 이게 안 들어오더라고, 이 약재가…죽는 사람도 살리는 거여…"



6백 그램에 4백만 원이란 소릴 듣고 손님이 비싸다며 가려 하자, 나눠서 사자고 제안합니다.



<녹취> 바람잡이 : "나도 사고 싶은데 반 나눠! 이 아줌마가 200만 원 주고…"



십여 분만에 이 할머니 사기단은 6백 그램에 1,500원 하는 중국산 약재를 무려 2백만 원에 팔았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이들에게 속은 노인은 2백여 명, 피해액은 3억 원에 이릅니다.



폐지수집을 하던 72살 한모 할머니는 약재를 사려고 은행에서 4백만 원을 대출받기도 했습니다.



관절염에 좋다는 말에 속아 넘어갔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 "대출해서 사도 병도 고치고 얼마나 좋으냐고…"



이들이 판 보골지나 천궁 같은 약재는 장기간 다량 복용할 경우 급성간염 등 부작용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찰은 일명 ’노랭이파’로 불리는 할머니 사기단 7명을 붙잡아 72살 천모 씨 등 4명을 구속했습니다.



앞서 지난 14일에도 경북과 경남 일대에서 같은 수법으로 사기를 친 노인들이 붙잡히는 등 노인을 상대로 한 노인 사기단이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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