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쌀 한 가마 13만 2천 원…대책은?

입력 2010.05.25 (22:31)

수정 2010.05.28 (11:26)

<앵커 멘트>



쌀값이 1년 넘도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80킬로그램, 한가마값이 16만원이었는데. 지난주 조사에선 13만 2천 856원.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5%나 하락한 건데요. 농민들 시름은 깊어지고 벼를 수매한 농협은 막대한 적자로, 휘청이고 있습니다.



먼저 김광진 기자가 현장에 가 봤습니다.



<리포트>



대형 마트 쌀가게입니다.



20kg들이 1포대가 불과 3만 천원, 두 포대를 한꺼번에 사면 더 싼 값에 판매하기도 합니다.



한해 농사 대가치곤 헐값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터뷰> 최창숙(광주시 쌍촌동):"농민들이 고생해서 좋은 쌀을 제공해 주는데 가격이 너무 싸서 마음이 아파요."



쌀 소비가 갈수록 줄어 미곡처리장 창고마다 벼가 천장까지 쌓여있습니다.



무려 5년 전에 생산된 벼까지 쌓여있는 곳도 있습니다.



미곡처리장을 운영하는 한 지역농협은 지난 한해에만 10억 원의 적자를 봤습니다.



<인터뷰>김재명(전남 동강농협 조합장):"재정난이 오면 벼를 작년에 25만 가마를 수매했는게 금년에 경우에 따라 그것의 절반 밖에 수매를 못한다"



올해 벼농사를 또 시작한 농민들은 걱정이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농기계대 등 영농비 외에 본인의 인건비를 감안하면 손에 쥐는 수입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최영주 (나주시 남평읍):"농사지으면 남는 것이 없어요.농촌에 노인들 밖에 없고 농촌에서 이거 아니면 할 것도 없어요."



해마다 떨어지는 쌀값에 농민들이 벼농사를 포기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광진입니다.





<질문> 네 그럼, 쌀값은 왜 떨어지고, 대책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지금, 경제팀 이병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기자, 보통 햅쌀 공급이 줄어드는 2월 부턴 쌀값이 오르죠? 근데 왜 쌀값이 계속 떨어지는 겁니까?



<답변>



한마디로 수요보다 공급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입니다.



2008년과 지난해 연속으로 풍년이 들면서 쌀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소비는 오히려 꾸준히 줄고 있습니다.



정지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우리나라 쌀 공급량은 수입된 쌀을 포함해 578만 톤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수요는 479만 톤에 그쳐 백만 톤 정도가 남았는데요, 올해는 이 격차가 더 벌어져 128만 톤이 남아돌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렇게 재고가 많아진 건 쌀을 잘 안 먹기 때문인데요, 5년 전 80킬로그램을 밑돌기 시작한 1인당 쌀 연간 소비량은 지난해 74킬로그램까지 떨어졌습니다.



한 사람이 하루에 밥 두 그릇을 안 먹는다는 얘기입니다.



또 북한에 지원해오던 쌀이 2008년 이후 중단된 것도 재고량 증가의 한 이유입니다.



쌀이 이렇게 남아도는데 수입해야 할 쌀이 늘고 있다는 건 더 큰 문제입니다.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는 대신 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부터 의무적으로 쌀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 양이 올해 32만여 톤, 무려 4백만 가마인데, 해마다 2만 톤씩 늘면서 오는 2014년이면 40만 톤, 5백만 가마까지 치솟게 됩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질문> 그러니까 상황을 정리하면 쌀도 덜 먹고, 의무 수입량은 늘고 쌀 재고를 줄일만한 방법이 있을까, 싶네요?



<답변>



네,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지난해 34만 톤에 이어 올해도 20만 톤을 사 들였습니다.



하지만 하루 빨리 재고를 처분하려는 미곡처리장들이 물량을 계속 내놓으면서 쌀값이 안정세를 찾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주양:"작년에 저희 미곡종합처리장이 한 6백억 정도 적자를 봤구요, 올해도 9백억 정도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출하를 하고 있습니다.



근본 대책으로 정부는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심는 농가에 지원금을 주면서 쌀의 공급량, 그러니까 벼의 재배면적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작물은 기계화된 벼농사보다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작물 전환 농가는 많지 않습니다.



정부는 또 쌀 고추장이나 쌀 막걸리 등 가공용 쌀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쌀 가루보다 밀가루가 더 싸기 때문입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해마다 2만 톤씩 느는 의무 수입량을 줄이기 위해선 쌀 조기 개방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올해 안에 관세화를 결정하면 의무 수입량이 고정돼 2014년 이후에는 8만톤씩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찬성론과 신중론이 엇갈리면서 논의는 맴돌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두봉:"국제 시장 가격이 높고 환율이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해외쌀이 들어올 확률은 굉장히 낮습니다."



<인터뷰>윤석원:"쌀 가격이라고 하는 것은 항상 높아졌다 낮아졌다 할 수 있는 것이고 환율변동도 클 수 있는 것이구요."



<질문> 그런데 오래전에 쌀시장을 개방했던 일본 같은 경우는 쌀시장을 개방하고도, 우리 같은 문제는 없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일본은 10년 전인 1999년 쌀 시장을 개방했습니다.



하지만 수입쌀에 천 퍼센트가 넘는 초고율의 관세를 물리면서 지금은 수입되는 쌀이 의무 수입 물량을 제외하면 백톤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쌀시장 개방론자들은 여기에 시사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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