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어색한 개인혼영 ‘재미난 추억’

입력 2010.07.22 (14:49)

수정 2010.07.2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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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색하긴 했는데, 재미난 추억이 된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공식 경기에서 개인혼영을 뛰었다는 박태환(21.단국대)은 비록 한국 기록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표정은 밝았다.



박태환은 22일 경북 김천 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10 MBC배 전국수영대회 사흘째 남자 대학부 개인혼영 200m 결승에서 2분01초78에 레이스를 마쳐 대회 신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열린 제5회 동아시안게임에서 김민규(아산시청)가 세운 한국기록 2분00초41에는 1.37초가 뒤졌다.



박태환이 국내 대회에 출전한 것은 2008년 10월 전국체전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또 박태환이 일곱 살 때부터 그를 가르친 노민상 경영 대표팀 감독 말로는 공식 경기에서 개인혼영을 뛴 것은 초등학교 3-4학년 시절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박태환은 한국 수영의 간판스타답게 여유있는 레이스를 펼쳤다.



비록 다섯 명만이 출전했지만 접영을 시작으로 배영, 평영, 자유형으로 50m씩 물살을 가르는 동안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경기 후 21개월 만에 국내 팬 앞에 선 소감을 묻자 박태환은 "내일 자유형 200m도 있는데 일단 오늘은 좋게 마무리해 기쁘다"면서 "이번 대회가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국내 대회가 될텐데 내일은 더 마무리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3일 주종목인 자유형 200m에 출전하는 박태환은 애초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직전인 오는 10월 전국체전에도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아마 아시안게임 전이라 전국체전은 출전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태환은 낯선 개인혼영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애초 일정에는 자유형 200m와 개인혼영 200m가 같은 날 열리는 것으로 돼 있었다. 자유형 200m가 첫 경기, 개인혼영 200m가 마지막 경기였다. (전담 지도자인) 마이클 볼(호주) 코치에게 `개인혼영을 뛰는 게 어떻겠느냐'고 재미삼아 이야기했는데 `좋을 것 같다'고 해 비록 날짜는 바뀌었지만 나서게 됐다"면서 "너무 오랜 만에 뛰어서 턴 등 어색한 면이 많았는데, 재미난 추억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 주종목은 자유형이다. 개인혼영 연습은 하루도 없었다. 그래서 `혹시 턴을 잘못하면 어떻게 하나' 등 걱정을 많이 했다. 좋게 마무리 지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같이 기자회견에 나선 노민상 감독은 한국 신기록을 세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오늘 기록이면 훈련이 굉장히 잘됐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태환은 "이 대회는 기록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내 목표는 아시안게임, 그리고 짧게는 다음달 미국에서 열릴 팬퍼시픽선수권대회다. 이번 대회는 훈련 과정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만족해했다.



박태환은 그동안 국내 대회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에 대해 "기록에 대한 부담도 이유가 아니라고는 할 수 없다"면서도 "전훈을 하면서 일정이 잘 맞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도 겸해 열려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답했다.



박태환은 아시안게임 참가 종목에 대해서는 "주종목인 자유형 200m, 400m와 1,500m은 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인 종목은 팬퍼시픽대회가 끝나고 미팅을 통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개인혼영도 나갈 생각이냐'는 물음에는 "나가서 될까?"라고 반문하고 나서 "엄청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라고 살짝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박태환은 23일 출전할 자유형 200m에 대해서는 "기록은 깨고 싶은데 내일 종목에 일정을 맞춰서 훈련한 것이 아니다. 개인혼영을 뛰고 나니 벌써 힘들다. 내일도 좋은 기록이 나오면 좋겠다. 하지만 이번 대회의 내 목표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좋은 경기 봐 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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