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골프 한번 잘못쳤다, 10억 원을 날린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죠.
한 사기골프단이 파놓은 '함정'에 재력가들이 줄줄이 빠졌습니다.
김건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업가 강 모씨는 지난해 김 모씨 등과 함께 제주도로 골프 여행을 떠났습니다.
골프 친구인 김 씨 등은 평소 자기 실력보다 못치는 경우 억대의 벌금을 내자고 제안했고, 강 씨 혼자 이틀 동안 13억 원을 잃었습니다.
김 씨 등이 강 씨에게 몰래 마약을 먹여 집중력을 떨어뜨렸기 때문이었습니다.
<녹취>강00(사기 골프 피해자):"갈증이 나니까 순간적으로 아무 의심 없이 받아 마시게 되요. 마시고 나면 그 때부터 정신이 이상하게 되죠..."
마약을 먹이지 않는 경우엔 2명씩 편을 나눈 후 피해자와 같은 편이 된 일당이 일부러 실수를 하는 수법도 썼습니다.
이 경우 한 경기에 많게는 10억 원까지 걸었습니다.
피해자 가운데는 돈 대신 2억 원짜리 땅을 넘긴 사람도 있습니다.
일당은 있지도 않은 정.관계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감쪽같이 재력가 행세를 했기 때문에, 검찰이 사기 골프 사실을 설명했지만 피해자들은 한동안 이를 믿지 않았습니다.
<녹취>김영문(수원지검 강력부장):"검찰이 그 사람을 잡아 넣을 수가 없다라는 식으로까지 이야기했습니다...그러니까 피해자들이 너무 그냥 확신을 하는..."
검찰은 사기 골프를 공모한 48살 김 모씨 등 11명을 구속기소하고, 일당 10명을 불구속기소하는 한편 달아난 21명을 지명수배했습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