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묵이 증언하는 ‘애국·매국의 현장’

입력 2010.07.22 (22:05)

수정 2010.07.22 (22:11)

<앵커 멘트>

글씨체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던데 안중근 의사와 이완용은 어떻게 달랐을까요?

한일강제병합 100년. '애국'과 '매국'이 엇갈리는 특별한 서예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김성모 기자입니다.

<리포트>

1908년 대한제국은 조선 통감 이토 히로부미의 세상이었습니다.

세월에 바랜 종이 한 폭은 100년 전 조선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거칠 것 없이 크게 써내려간 글은 히로부미가 남긴 시로 조선과 일본의 관계가 오래도록 계속되리라는 내용입니다.

바로 옆 작은 글씨는 을사오적과 친일파 등이 화답한 시로 히로부미를 모두 신선에 비유합니다.

또 다른 미끈한 글씨체의 주인공은 을사오적의 핵심인물 이완용입니다.

일본의 신무천황을 기리며 자신의 행적을 미화하고 있습니다.

국가안위노심초사, 죽음을 앞둔 안중근 의사가 한일 병합 5달 전 남긴 8글자입니다.

<인터뷰> 이동국 (서예박물관 수석 큐레이터):"(안의사는)충절 강직한 성질이 그대로 글씨에 드러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반면에 이완용은 용의주도하고 상황에 잘 대처하며 변화한 그런 성격들이 글씨에서도..."

흥선대원군의 능수능란한 난초화와 명성황후의 앳된 필치, 그리고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백범 김 구 선생의 필적도 붓을 든 이의 성정과 기질을 보여줍니다.

한일강제 병합 100년! 역사의 엇갈린 길을 걸었던 인물들의 유묵은 우리 근세사의 굴곡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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