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어려운 아이들을 돕기 위해 초등학생들이 한푼두푼 모은 성금을 학교 교장이 교사 회식비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장성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울산 북구 모 초등학교는 지난 2008년 학생들을 상대로 '사랑의 동전 모으기' 행사를 벌였습니다.
당시 모두 240만원이 모아졌습니다.
학교 측은 이 가운데 백여만원을 '제3세계 어린이'를 돕는 모 자선단체에 기부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돈은 이 학교 교장인 김 모씨가 성금 모금 1년 뒤인 지난해 5,7,10월 세차례에 걸쳐,엉뚱하게 사용했습니다.
장학지도 격려금 30만원 교직원 야유회 찬조금 20만원, 연구학교 보고회 찬조금 50만원 등 교사회식비로 백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북구 00초등학교 교사 : “조기에 집행을 했어야 하는데, 집행을 안 하고 행정실장이 가지고 있다가.. 우리는 다 기부한 줄 알았죠”
학교 측은 원래 남은 돈을 학교 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쓸 계획이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엉뚱한 곳으로 전용된 것입니다.
김 교장은 학교 비품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교육청 감사를 받던 도중, 성금 횡령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김 교장은 자리를 비우고 잠적했습니다.
<인터뷰> 00초등학교 행정실 직원 : “학교 안에는 계시는데.. (교내에 계시나요? 운동장에 계시나요?) 그건 모릅니다. 계속 기다리고 싶으면 기다리시고요. 저는 할 말 없습니다”
학부모들은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인터뷰> 박형태(울산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임 대표) :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징계를 더 높여야 한다”
교육청은 지난 7월말부터 한달간 김 교장에 대해 감사를 벌여 기자재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성금을 횡령한 사실에 대해 자백을 받아내고,지난 주 정직 3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습니다.
KBS 뉴스 장성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