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화-조동찬, 사상 첫 ‘형제 대결’

입력 2010.10.14 (12:06)

수정 2010.10.1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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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짚신을 파는 아들을 걱정하고, 해가 내리쬐면 우산 장수 아들을 염려하는 어머니 이야기가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비슷한 심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부모가 있다. 조동화(29.SK)-조동찬(27.삼성) 형제의 부모인 조인국, 조정숙 씨다.



조동화-조동찬 형제는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형제 대결’을 펼친다. 조동화는 SK의 외야수로, 조동찬은 삼성의 3루수로 소속 팀의 승리를 위해 뛴다.



두 선수는 서로 적으로 만났지만 경쟁의식보다는 기쁨이 앞선다. 프로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뛰기를 바라는 ’꿈의 무대’인 한국시리즈에서 나란히 기량을 겨룰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형제의 부모인 조인국-조정숙 씨도 승패에 가슴을 졸이기보다는 멋지게 활약하는 아들의 활약을 뿌듯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다. 우산장수 부모와 처지는 비슷하지만 훨씬 기분 좋은 상황인 셈이다.



형제는 각 팀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동안 한국시리즈에서는 만날 기회가 없었다. 조동찬이 속한 삼성은 2004~2006년, 조동화의 SK는 2007~2009년 한국시리즈에 나갔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어릴 때부터 야구에 재능을 드러냈다. 둘은 공주중학교와 공주고등학교를 차례로 다니며 이름을 알렸다.



또 집안 형편이 어려웠음에도 형제의 우애는 잘 알려졌다. 형 조동화가 야구 장비 등을 챙겨 동생 뒷바라지를 했고 동생 조동찬은 형의 사랑에 보답고자 야구에 매진했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 데뷔할 때는 희비가 엇갈렸다.



형 조동화는 200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탓에 신고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2001~2002년 통틀어 10경기밖에 나서지 못한 조동화는 군 복무를 마친 뒤인 2005년부터야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했다.



반면 조동찬은 2002년 2차 1라운드로 지명받으며 순조롭게 프로 선수로 출발했다. 2004년부터 주전으로 뛰며 주목받았다.



올해 성적도 동생이 조금 더 낫다. 2007~2009년 부상 등으로 주춤하다가 올해 재기에 성공한 조동찬은 타율 0.292에 홈런 9개와 51타점을 작성했다. 이런 활약 덕에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뽑혔다.



조동화는 올해 11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4에 그쳤다. 하지만 외야 수비가 워낙 뛰어나 경기마다 안타 1~2개를 치는 것 이상의 활약을 펼치곤 한다.



특히 2008년 두산과 한국시리즈 5차전의 호수비는 유명하다. 중견수로 나선 조동화는 8회 2-0으로 앞선 무사 1, 2루에서 20m 이상 전력질주한 뒤 홍성흔의 2루타성 타구를 잡아내 SK가 우승을 확정하는데 결정적인 이바지를 했다.



SK는 2007~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고 삼성은 2005~2006년 우승을 차지하는 등 두 팀은 2000년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형제 가운데 누가 스타로 등극하며 소속 팀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길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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