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진선유, ‘2관왕 하고 탈락’ 고배

입력 2010.10.14 (19:20)

수정 2010.10.1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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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선발전서 '1위 탈락' 속출…"세대교체 과정" 반론도



 2010-2011 쇼트트랙 국가대표선발전 3차 타임레이스 마지막 날 경기가 펼쳐진 14일 태릉실내빙상장.



레이스를 마치고도 경기장을 떠나지 못하고 다른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초조하게 바라보던 진선유(22.단국대)는 18번째 주자인 송재원(유봉여고)이 1분32초513의 기록으로 자신을 앞지르면서 7위로 밀려나자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진선유는 지난 3일부터 계속된 대표 선발전에서 내내 선전을 펼치고도 마지막 순간 간발의 차이로 대표팀 복귀에 실패했다.



첫날 3,000m 레이스에서 1위를 차지한 진선유는 이튿날 500m에서 10위에 처지며 주춤했지만, 13일 1,500m에서는 다시 1위를 차지하며 대표팀 복귀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마지막 날 성적이 발목을 잡았다.



진선유는 이날 1,000m 레이스에서 1분32초746의 기록으로 7위에 올랐다.



그러나 전날까지 순위 합계에서 2점 차로 앞서던 황현선(세화여고)이 공동 3위에 오르면서 역전을 허용했고, 최종 순위 5위로 선발전을 마치고 말았다.



두 종목에서 1위를 차지한 진선유로서는 억울한 눈물이 나올 만도 했다.



그러나 각 종목 순위와 상관없이 합계 순위로만 선수를 선발하기로 한 규정상 진선유는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대표선발전에서 선수들 사이에 '짬짜미'가 자행됐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쇼트트랙은 이를 방지하고자 올해 처음으로 일정 구간의 속도만으로 선수를 선발하는 타임레이스를 도입했다.



기존 방식으로 24명의 후보 선수를 추린 다음 4번의 타임레이스를 거쳐 순위의 합계만 따져 대표 선수 4명을 뽑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치러진 이번 선발전에서는 진선유만이 아니라 남자부의 신우철(고양시청)도 500m 1위, 1,000m 3등에 오르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단거리나 장거리 등에 특성화된 선수를 뽑을 수 없고, 여러 종목에서 적당한 성적을 내는 어중간한 선수가 뽑힐 수 있다"던 비판의 목소리가 결국 현실이 되고 만 것이다.



기술이 좋고 경험이 많은 선수보다는 젊고 체력이 좋은 선수들이 뽑히는 만큼 오히려 국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여전했다.



이날 대표팀에 합류한 김담민(부림중)과 양신영(한국체대), 황현선(세화여고.이상 여자부), 엄천호(한국체대), 노진규(경기고), 김병준(경희대) 등은 아직 성인 대표팀에서는 활약한 적이 없는 신인이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한 선수는 "타임레이스에서 잘한다고 실제 경기에서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계주에서 성적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지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런 걱정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이날 남자 1위로 대표팀에 뽑힌 엄천호는 "타임레이스에 선발될 정도면 기본적인 운영 능력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실제로 엄천호와 노진규, 김병준 등은 나이가 어려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을 뿐, 주니어 무대에서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선수들이기도 하다.



오히려 젊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이 세대 교체를 이루면서 2014년 동계올림픽을 향해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기회가 될 수 있다.



한 지도자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대표팀이 중국에게 진 것은 기초적인 힘과 속도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젊고 체력 좋은 선수들을 앞으로 대표팀에서 다듬는다면 오히려 한국 쇼트트랙이 부흥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타임레이스가 부정 행위를 없애고자 도입한 것인 만큼 공정한 경기를 치르려는 처음 의도는 달성했다고 보고 앞으로 세부적인 부분을 고쳐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적어도 이번 선발전은 의혹 없이 깨끗하게 진행됐다"면서 "미흡한 점은 전문가들과 상의를 거쳐 더욱 합리적인 운영 방식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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