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어제 새벽 일가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파트 화재는, 알고 보니 중학생 아들이 집안에 불을 질러 생긴 참사였습니다.
공부하라는 아버지의 잔소리가 듣기 싫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김지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어제 새벽, 자고 있던 가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하왕십리동 아파트 화재.
혼자 살아남은 중학생 아들은 놀러갔다가 새벽에 돌아왔는데 불이 났다며 눈물을 흘려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불에 탄 흔적이 있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의 추궁에 13살 중학생은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인터뷰> 김대권(성동서 형사과장): "아버지를 살해할 계획으로 인근 가게에서 물 담는 통을 산 뒤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사러왔다."
그젯밤에 아버지에게 꾸지람을 들은 이군은 식구들이 잠든 뒤,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안방과 거실 등에 차례로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습니다.
자신은 예능고등학교에 가고 싶었는데 공부만 하라는 아버지의 잔소리가 듣기 싫었다는 게 끔찍한 범행의 이유였습니다.
<녹취> 이00 군(중학생): "아버지가 많이 때리시고 엄하셨어요. (아버지가) 검사나 판사나 그런 걸 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사진을 찍고 기자나 에디터 같은 걸 하고 싶었는데…"
경찰은 형사미성년자인 이군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서울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